한국 LOL e스포츠에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을 말한다면 MIG와 EDG가 양대 산맥으로 버티던 2011년과 2012년을 말할 수 있다. EDG는 나진을 거쳐 현재 챌린저스로 내려간 콩두 몬스터로 계보를 이어나갔고, MIG는 아주부를 거쳐서 CJ로 역사가 이어졌다.
지금 CJ는 사라졌지만 LOL의 원조 명장 강현종 감독이 정립시켰던 두 팀 시스템은 최근 다시 붐을 타고 각 팀에 채용되고 있다. 강현종 감독은 프로스트와 블레이즈로 2012년 LOL e스포츠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스트'와 '블레이즈'를 시작으로 대다수의 팀들이 2015년 통합리그가 출발하기 전 두 팀 체제를 도입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고, 현재 LOL e스포츠의 대표리그인 LCK의 밑바탕을 만들었다. 하지만 단일 팀 시스템 시행 이후 많은 팀들은 주전 외의 예비전력 육성에는 큰 비중을 두지 못하는 팀들이 많다. 일부 팀들이 예비전력 구축을 시도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팀은 식스맨 시스템을 제일 먼저 탄탄하게 하면서 2015 2016년 2년 연속 롤드컵 우승과 6회 LCK 우승에 빛나는 SK텔레콤이나, 지난 스프링 2위까지 성적을 끌어올린 아프리카 프릭스에 불과하다.

그만큼 유망주들의 육성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 팀들이 변화를 시작했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10인 로스터에 지난 스프링 2R서 SK텔레콤이 가세했고, 지난 1일 한화생명 e스포츠가 3군 체제의 육성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벌써 3개팀이 10인 로스터를 운영하게 됐다.

LOL e스포츠 최초의 3군 체제. 분명 신선한 시도로 한화생명 e스포츠가 앞으로 가능 방향성을 나타낸 것이다. 명장의 유머 표현인 '띵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강현종 감독은 "정말 프로스트 블레이즈 키울 때 기분이 든다"고 활짝 웃으면서 "사실 육성군을 빼더라도 2팀 체제 10인 로스터를 운영하려면 회사의 지원이 든든해야 가능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회사에서 육성군까지 차근차근 만들어가자고 하시니 너무 신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강 감독은 "오랜만의 대식구라 시끌시끌하고 분주하지만 재능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김)태훈이를 보면 정말 좋다. '빠른별' (쩡)민성이의 느낌이 날 때도 있고, 집중할 때는 (강)찬용이 같기도 하다. 심성도 좋은 선수라 내가 정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제자들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LOL에서 화수분 신화를 만들어냈던 강현종 감독. 그가 다시 만들어나가는 '화수분'이 또 다른 신화가 될지 앞으로 한화생명 e스포츠의 성적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