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타임슬립물과 다릅니다"
장르물 명가 OCN이 이번엔 신바람 나는 복고 수사극을 준비했다. 정경호와 박성웅을 앞세운 쌍팔년도 형사들의 이야기 '라이프 온 마스'가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OCN '라이프 온 마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정경호, 박성웅, 오대환, 고아성, 노종현과 이정효 감독이 참석해 9일 첫 방송 전 취재진을 먼저 만났다.

'라이프 온 마스'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1988년, 기억을 찾으려는 2018년 형사가 1988년 형사들과 만나 벌이는 복고 수사극이다. 두뇌파 형사 한태주(정경호 분)와 육감파 형사 강동철(박성웅 분)이 함께 만드는 '쌍팔년도 그 놈들의 신 나는 복고 수사극'을 표방한다.

이정효 감독은 "영국에서 히트한 명작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타임슬립 드라마의 시초다. 요즘엔 타임슬립물이 많아졌는데 우리 드라마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한 인물이 살아가며 정체성을 찾고 과거의 좋은 것들을 만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왜 또 타임슬립물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꿈과 현실이 혼동되고 그 속에서 재미가 느껴지더라. 리메이크 할 때 중점을 두는 건 배우들의 감정선이다.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따라가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최대한 우리 나름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정경호가 2018년에서 연쇄살인범 김민석을 쫓다가 돌연 1988년 인성시에서 눈을 뜬 한태주 형사를 맡았다. 한태주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냉철함과 시니컬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정경호가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정경호는 "원작을 비롯해 많은 작품을 다 찾아 봤다. 그리고 반대로 연기하려고 했다"며 "'라이프 온 마스'는 한태주의 성장 드라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성장하는 한태주를 지켜봐 달라. 대본이 워낙 탄탄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성웅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육감파 1988년 형사 강동철을 연기한다. 증거보다 뛰어난 육감,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베테랑 형사다.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정이 넘치는 인간미 가득한 인물이다.
그는 "원작은 안 봤다. 대신 내가 현장에서 많이 어긋나면 잡아 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했다. 감독님 지휘 아래 마음껏 놀았다. 초반에는 좌충우돌 느끼는 대로 연기했다. 하이라이트 영상 보니까 뿌듯하다. 영화 '신세계' 대사를 '라이프 온 마스'에서 재해석했다. 기대해 달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강동철을 연기하기 위해 10kg 체중을 늘렸다. 정경호가 마른 캐릭터이고 냉철하고 과학수사를 하니까 난 몸무게를 찌우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극구 만류했다. 그랬는데 지금은 계속 유지해 달라더라"고 캐스팅 비화를 알렸다.

정경호와 박성웅이 티격태격 브로맨스를 예고하고 있다. 박성웅은 "정경호랑 이번에 처음 연기하게 됐다. 처음엔 그냥 그런 배우구나 싶었는데 2주 만에 정경호에게 푹 빠졌다. 그에게서 못 빠져나오고 있다"며 애교 넘치게 하트를 날렸다.
정경호 역시 "선배님이 몸무게도 10kg 늘리고 저보다 두 배 차이 나서 좀 그랬는데 제가 얄팍하게 갖고 있던 이미지는 정말 아니더라. 매 순간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이다. 존경한다. 같이 드라마하고 대사 주고 받는다는 게 영광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고아성은 '열정파 미쓰윤' 윤나영으로 분한다. 유능한 수사관이 되고 싶어 경찰이 됐지만 '미쓰윤'이라 불리며 경찰서 내 잡일을 도맡은 여경이다. 수사에 도움이 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윤나영은 한태주를 만나 에이스로 성장하게 된다.
고아성은 "부산과 대전 등에서 찍는데 스태프들이 어떻게 그렇게 장소를 딱 찾아내시는지 놀랍다. 1992년 생이라 저는 모르는 1988년도인데 신기하게 느끼고 있다. 촬영장에 놀러가는 기분이다. 캐릭터적으로는 이중과제 같은 느낌이다. 이런 저런 색깔 입히는 작업도 하면서 재밌는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개성파 배우 오대환이 '인상파 행동대장' 이용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용기는 막무가내 에너지로 똘똘 뭉친 열혈 형사다. 세련되고 냉철한 한태주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인물로 오대환 특유의 맛깔나는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애드리브가 연기의 8할이라는 오대환은 "어렸을 때 본 파마한 아저씨들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애드리브 연기는 제가 살려고 하는 거다. 워낙 분량이 없어서 살려고 발버둥친 거다. 현장에서 다들 너무너무 재밌게 찍고 있다. 준비한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리허설 때 나온다"며 흐뭇해했다.

어리바리하고 눈치 없지만 열의 넘치는 '순수파 형사 꿈나무' 조남식은 신예 배우 노종현이 따냈다. 그는 한태주를 동경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조남식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풋풋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노종현은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들이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TV랑 영화에서 뵌 분들이다. 특히 '신세계'를 보고 박성웅 선배와 대사를 한 번 섞어 보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는데 현실이 됐다. 떨리는 긴장감이 훨씬 배가 했다. 즐겁게 촬영 잘하고 있다. 부족한 게 많은데 다들 많이 가르쳐 주신다. 헤쳐나가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1988년도 감성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연출도 기대 포인트다. 이정효 감독은 "1988년도의 시대상과 스토리 연결이 되는 건 아니다. 이전에 1988년 재현한 작품들이 잘 된 게 많다. 하지만 우리는 당시 생활보다 사건이 중심이다. 작품 속 소품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향수보다는 몸으로 부딪히는 복고 수사 느낌을 살리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터널', '시그널' 같은 타임슬립 형사물과 차별화를 묻는 말에 "시간과 장소가 바뀌었다고 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작품은 '꿈일까 현실일까' 이게 포인트다. 기존의 타임슬립물과 다르다. 꿈인지 현실인지 이 점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타임슬립물과 차별화를 둔 복고수사극, '라이프 온 마스'는 오는 9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