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의 시행착오 극복' 손아섭, 3번의 실수는 없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6 06: 36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0)에 대한 걱정은 사치다. 잠시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머지않아 자신의 '클래스'에 걸맞는 성적을 되찾고, 시즌이 끝나면 결국 자신의 '커리어'에 맞는 성적을 거둔다는 것. 
그러나 손아섭에게는 최근 2년 간 고민거리가 있었다. 시즌 개막 이후 첫 두 달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것. 지난 2016년, 4월 타율 3할3푼3리 OPS 0.956의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5월 타율, 2할7푼1리 OPS 0.762로 성적이 뚝 떨어졌고 이는 6월 타율 2할7푼1리 OPS 0.733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2017년에는 첫 출발이 좋지 않았다. 3월 31일에 개막전을 치렀는데 이후 4월까지 타율 2할7푼6리 OPS 0.72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5월에 들어서야 첫 홈런을 개시하면서 3할5푼6리 OPS 0.984의 기록으로 반등에 돌입했다. 첫 두 달의 슬럼프에도 손아섭다운 성적을 올렸지만, 개막 이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찾아온 슬럼프가 길어진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렇기에 스프링캠프부터 손아섭의 고민은 슬럼프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면서 두 달의 아쉬움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슬럼프의 원인을 찾는데부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손아섭은 "2016년과 2017년, 장타에 대한 갈증과 고민이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시즌의 방향이 적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치르다보니 갈팡질팡했다"고 말한 바 있다. 뒤늦은 방향성 적립에 후회했다.
하지만 지난 2년의 시행착오 끝에 3번의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았다. 손아섭의 올 시즌은 꽤나 꾸준하다. 3월 첫 7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OPS 0.756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 4월부터는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4월과 5월의 슬럼프를 극복했다. 4월 타율 3할3푼3리 2홈런 11타점 15득점 OPS 0.845로 시동을 걸었고, 5월에는 타율 3할6푼2리 7홈런 19타점 21득점 OPS 1.077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그리고 6월 들어서 치른 4경기에서는 타율 4할 2홈런 OPS 1.433의 성적으로 폭발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마산 NC전에서는 개인 통산 3번째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면서 5타수 3안타 4타점 활약을 펼쳤다. 
어느덧 손아섭의 홈런은 12개다. 지난해 시즌 최다인 20홈런을 기록했는데,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지난해 기록한 홈런의 60%를 넘겼다. 올해는 장타로 방향을 정하지 않았고 시범경기 초반만 배트를 길게 잡았을 뿐 다시 테이핑을 한 짧은 배트로 돌아왔다. 
지난 5일 경기 후 만난 손아섭은 "올 시즌은 장타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방향성을 빠르게 적립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고 다짐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슬럼프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이 초반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장타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5일 경기가 그에게는 '첫 만족'이었다.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가 나왔는데, 이 때부터 손아섭이 원하는 '감각'이 살아났다. 그는 "두 번째 타석 좌전 안타가 나왔을 때 좋았을 때의 느낌이 왔다"며 "오늘 하루가 올 시즌 들어서 내가 가장 원하는 스윙을 한 날이었다. 항상 생각했던 스윙이었다"고 웃었다.
또한, 이날 손아섭은 타구를 모두 좌측 방향으로 때렸는데, 이는 손아섭의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나오는 타구들이다. 그 역시도 "좌중간 홈런 나온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3번의 실수는 용납치 않았던 손아섭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이 타격감으로 일주일 이상은 쳐야 한다"고 마음을 다시 다잡은 손아섭이다. 그리고 그는 두 달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다시 한 번 커리어하이 시즌을 향해 질주 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창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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