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31·두산)와 안치홍(28·KIA)의 타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날짜로만 따지면 역대 2위까지 올라선 ‘4할 듀오’다.
양의지와 안치홍은 6일 현재 KBO 리그 타격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다. 양의지는 총 57경기에서 나서 타율 4할2리, 부상으로 잠시 빠졌던 안치홍은 48경기에서 4할1리다. 아무리 타고투저 흐름이라고 해도 ‘3할의 미학’이라고 불리는 야구에서 4할 타율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팀별로 40% 이상 일정을 소화한 상황에서도 두 명의 타자가 4할을 넘기고 있다.
KBO 리그 역사를 따져도 이런 듀오는 흔치 않다. KBO 리그 역사상 가장 늦은 시점까지 ‘4할 듀오’를 결성한 사례는 1987년이다. 장효조(삼성)와 김용철(롯데)이 6월 27일까지 동반 4할 타율을 유지했다. 당시 시점까지 장효조의 타율은 4할1푼5리, 김용철은 4할4리였다. 이 중 장효조는 팀의 71번째 경기였던 8월 19일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경기수로만 따지면 역대 5위 기록이다.

근래 들어서는 2009년이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6월 6일까지 김현수(당시 두산)와 로베르트 페타지니(LG)가 모두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양의지-안치홍 듀오는 당시와 같은 날짜까지 4할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는 당시보다 시즌 시작이 빨랐다. 당시는 팀이 51~54경기 정도를 소화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지만, 근래 들어서도 6월까지 4할 듀오가 해체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2015년(정성훈-테임즈)은 4월 20일, 2016년(김문호-오재일)은 5월 3일, 지난해(이대호-이형종)는 4월 28일부로 사라졌다. 올해 두산은 58경기, KIA는 59경기를 치렀는데 팀 경기수로만 따지면 역대 6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분명 대단한 타격은 타격이다.
양의지는 3~4월 4할4리의 타율로 시작해 5월 3할8푼1리, 6월 4할7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넥센(.286)을 제외하면 모든 팀을 상대로 3할 이상의 타격으로 3할대 후반에서 4할대 초반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안치홍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안치홍은 3~4월 타율이 3할7푼3리였으나 5월에는 3할9푼2리를 기록했고 6월 5경기에서는 무려 5할5푼6리의 타율로 6월 5일 KT전에서 4할에 진입했다.
물론 4할 타율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특히 양의지는 포수로서 체력 소모가 극심하기에 여름이 되면 타율이 깎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두 선수의 가치를 드높이는 지표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양의지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안치홍도 2019년 시즌이 끝나면 FA다. 4할은 아니더라도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 경신의 기대감은 커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