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양극화, 필승조 불러내는 추격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7 13: 01

어떤 분야든지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 양극화의 양상은 안정을 떨어뜨리게 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 불펜진의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5일과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최근 3연승 행진. 앞선 2주 간 2승10패에 머무르면서 부진했는데, 반등의 모멘텀은 마련했다. 
2경기 동안 26안타 6홈런을 때려내며 22점을 냈다. 타선의 대폭발로 초반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완승의 무드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지만 롯데의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오히려 씁쓸했다. 경기 후반 10점 가까운 점수 차이로 앞서던 롯데였다. 추격조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매듭지어야 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 위기를 자초해 불안감을 야기시켰다. 결국 필승조에 해당하는 선수들까지 호출하는 지경이 됐다.
5일 경기, 롯데는 8회까지 12-2로 앞서고 있었다. 선발 노경은의 7이닝을 소화하며 2점만 내줬다. 타선의 폭발까지 더해졌다. 남은 대승의 분위기에서 필승조들을 아끼며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 됐다. 일단 그동안 기록이 썩 좋지 않았던 조정훈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하지만 조정훈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님에도 타자들과 승부를 적극적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볼넷을 남발했고, ⅓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2실점. 이후 역시 경기 감각이 필요했던 박시영이 뒤를 이었지만 폭투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12-6까지 쫓겼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롯데는 필승조에 준하는 구승민이 올라와 남은 아웃카운트 4개를 겨우 처리했다. 
이튿날 경기 역시 선발 김원중이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윤길현과 장시환이 올라와 7회까지 경기를 끌어갔다. 10-2의 점수 차. 여기서 이날 1군 등록된 윤성빈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윤성빈도 볼넷 3개를 남발하면서 실점해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다. 10-3이 됐고 1사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결국 필승조인 진명호가 올라와 1사 만루 위기를 정리하며 상황을 일단락지었다. 진명호 이후 9회에는 박시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성욱에 투런포를 얻어맞고 10-5를 만든 채 경기가 끝났다.
현재 롯데 불펜은 손승락이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 말소되면서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 불펜의 보직에 구분이 사라진만큼 이전보다는 더 한 단계 높은 상황에 등판해야 한다. 필승조인 진명호, 오현택이 마무리 역할을 맡고 윤길현, 구승민 등 준필승조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필승조 역할을 해야 한다. 추격조 선수들의 역할도 이전보다는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롯데 불펜진의 모습은 필승조와 추격조 선수들의 기량 차가 확연하다. 지난 5일과 6일 경기에서 보여준 것처럼 큰 점수 차에도 쉽게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경기의 피로도와 불펜진의 부담도 커진다. 
롯데가 잠시 상승세를 탔던 기간, 불펜진은 너나할 것 없이 완벽에 가까운 활약들을 펼쳤다. 어떤 보직의 선수든지 믿음이 강했다. 그러나 현재 롯데 불펜진은 믿음이 가는 선수는 정해져 있고, 아닌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불안함이 느껴지고 있다. 불펜의 극명한 양극화가 롯데의 현재 고민거리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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