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애기' 이승우에게 건네는 조언의 의미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6.07 09: 12

어느덧 대표팀 간판으로 우뚝 선 손흥민(토트넘)의 눈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어떻게 비칠까.
손흥민은 지난 6일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가진 훈련 후 인터뷰에서 이승우에 대해 "승우는 완전 애기다. 철없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고 웃어보였다.
4년전 브라질 월드컵 때 막내였던 손흥민은 이제 대표팀 주축이 됐다. 그런 손흥민의 눈에는 이승우의 행동이 때로는 철부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 이승우는 1998년생이다. 이제 만 20살밖에 되지 않았다. 현 대표팀 막내로, 지난달 28일 열린 온두라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애기가 맞다.
이승우는 룸메이트인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장난을 치는가 하면 스태프들과도 격의 없이 지내고 있다. 대표팀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도 손흥민이다. 
손흥민도 애기 시절이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0년 조광래호에 처음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당시 함부르크 소속으로 나이는 18세에 불과했다. 이승우보다 더 어린 나이였다. 
손흥민은 그 해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AFC 아시안컵 3차전 인도와의 경기에서 A매치 첫 득점을 기록했다. 
당시 손흥민은 아직 만 19세가 되지 않았을 때다. 고종수에 이어 역대 대표팀 두 번째 최소골 기록자로 남아 있다.
손흥민은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막내였다. 하지만 애기는 아니었다. 이미 대표팀의 분위기를 알고 적응기를 마친 시기였다. 하늘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 다녔다. 더구나 월드컵 무대의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손흥민은 당시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였던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무대 첫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벨기에전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돼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막내로서 제 몫을 하지 못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고 말한 손흥민은 "다음 월드컵 무대를 더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장난을 치다가 혼도 난다"면서도 "훈련장에서는 열심히 하고 선배들을 뒤에서 밀어줬으면 한다"고 이승우에게 조언을 남겼다. 하지만 그 속에는 4년전 자신의 아픈 기억을 이승우에게 남겨주고 싶지 않은 더 큰 마음이 숨겨져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손흥민(위)과 이승우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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