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 열린 롯데, 걸어잠글 열쇠는 어디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8 06: 00

뒷문이 활짝 열렸다. 어느덧 5월 이후 최다인 13번째 역전패. 걸어잠글 열쇠를 찾아 헤매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7일 마산 NC전에서 접전 끝에 4-5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NC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완성했지만, 어딘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롯데는 이날 초반 0-3으로 뒤졌지만, 6회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거 4득점하면서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후 1점의 리드를 지켜야 했는데,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불안한 리드가 이어졌다. 결국 8회말 나성범에 동점포를 얻어맞았고 이후 2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타 노진혁에게 결승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재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마운드에 있던 투수는 필승조인 진명호였다. 

어느덧 5월 이후 13번째 역전패다. 같은 기간 최다 역전패를 당했다. 5월 중순 이후 연패 과정에서 선취점을 내고도 경기 중후반 결국 뒤집히는 결과들이 반복되면서 역전패의 숫자가 쌓였고, 이 분위기는 6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사직 한화전에서 6-5로 앞선 8회초, 진명호와 오현택이 나란히 난조를 보이면서 6-13으로 역전패를 당했고 이튿날인 2일 경기에서도 2-2에서 9회초, 윤길현이 결승점을 내줬다. 이후 내리 3연승을 달렸는데 타선이 폭발하면서 경기 후반 가슴 졸이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7일 경기에서 다시 찾아온 살얼음판의 상황에서 결국 롯데는 다시 한 번 진명호가 무너졌다. 
마무리 손승락이 5월 말 두 번의 블론세이브를 범한 뒤 정신적 충격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후 롯데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진명호와 오현택이 뒷문의 최후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결과들이 썩 좋지 않다.
5월 평균자책점 제로의 필승조였던 진명호는 6월에만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3.50에 머물고 있다. 5월 평균자책점 1.54에 불과했던 오현택도 현재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다. 두 선수가 마무리 손승락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는 버겁다는 것이 기록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진명호와 오현택을 상황에 맞게 활용할 것이다"고 말했지만 그 상황들에서 계산이 자꾸 어긋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지만 상황에 맞는 대처가 아쉽다. 
지난 7일 경기에서는 8회 진명호가 나성범에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은 뒤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줄곧 마운드에 두면서 더 큰 위기를 자초하게 했다. 투수교체는 결과론의 영역이고, 지도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한 박자 빠른 것이 더 나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오현택이라는 또 다른 카드를 활용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다. 
진명호와 오현택이 계속해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롯데의 '뒷문 봉쇄'는 힘든 모양새다. 마무리 손승락의 경우 "좀 더 시간을 둬야 한다"고 말한 상황. 진명호, 오현택을 중심이 된 기존의 불펜진으로 당분간 경기를 치러야 한다.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타선의 대폭발만 기다릴 순 없다. 
기본 불펜진의 각성은 당연한 전제조건. 여기에 더해 벤치는 확실한 믿음을 주되 다른 불펜 투수들은 물론 선수단 전체가 불안해지게 하는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 벤치가 확실한 상황 판단과 결단으로 제어하는 부분도 필요하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 롯데는 지키는 야구를 펼치면서 뒷문을 완벽하게 닫았다. 하지만 그 열쇠를 잃어버리자 뒷문은 순식간에 열렸다. 이제는 뒷문을 걸어잠그기 위한 열쇠를 찾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가 롯데에는 중요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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