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하주석 향한 인내, 결과 달라도 목적 같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6.08 06: 22

감독 첫 해 초보, 인내심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한화 한용덕 감독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한화는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5-6로 졌다. 8회말 1사 1·2루에서 안영명이 양석환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맞고 역전패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5개가 남은 상황. 4일을 쉰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조금 앞당겨서 투입할 수도 있었지만 한용덕 감독은 안영명으로 밀어붙였다. 
올해 한용덕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정우람을 가급적 1이닝 마무리로 제한할 계획을 밝혔다. 정우람은 올 시즌 25경기 24이닝을 소화 중이다. 1이닝을 초과해서 던진 것은 지난 4월25일 광주 KIA전, 지난달 22일 대전 두산전으로 1⅓이닝이 최다 기록이다. 

당장 눈앞의 1승을 위해서라면 정우람의 활용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한 감독은 시즌 초부터 "144경기 장기 레이스는 원칙을 갖고 가야 한다. 무리하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독으로 작용한다"며 승패가 오가는 상황에도 흔들림없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정우람도 철저한 관리아래 2승20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으로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한 감독의 인내심은 한화가 3위로 기대이상 선전하고 있는데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야수 쪽에선 인내가 아직은 빛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을 믿고 내보내고 있지만 슬럼프가 장기화되며 팀에 근심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풀타임 주전 3년차를 맞은 하주석은 58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49안타 5홈런 18타점 24득점 OPS .607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8명 중 57위. 3~4월 2할1푼5리로 시작한 하주석은 5월(.256) 조금씩 살아나는 듯했으나 6월(.217) 다시 곤두박질이다. 
타격 부진이 오래 가고 있지만 한 감독은 "우리 팀 미래를 이끌어야 할 선수다. 타격이 안 맞고 있지만 수비로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야구는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라며 유격수로서의 하주석을 높이 평가했다. 58경기 중 55경기 선발출장. 진득하게 밀어주고 있지만 하주석의 응답이 시원찮다. 
7일 LG전에선 9번 타순으로 내려가지만 4타수 1안타 2삼진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3회와 6회 두 번의 송구 실책으로 흔들렸다. 하주석이 멀티 실책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 8월26일 대전 NC전 이후 무려 652일 만이었다. 타격이 너무 안 맞자 수비마저 흔들리고 있다. 팀 내 대체 불가 자원 평가도 받는 하주석이지만. 지금처럼 슬럼프가 장기화된다면 적절한 휴식과 재충천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우람과 하주석을 향한 한 감독의 인내심. 지금까지 결과는 달라도 목적은 같다. 길게 내다보는 것이다. 하주석도 지금은 헤매고 있지만 한화가 더 높이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정우람 기용 원칙을 지키고 있는 한 감독의 인내가 하주석에겐 언제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정우람-하주석.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