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꿈꾸던 김상호 뇌종양 수술, "잘 이기고 돌아올게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6.08 10: 29

"몬스터 시즌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지난 2016년, 만년 기대주였던 김상호(29)는 114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 7홈런56타점의 기록을 남기며 일약 롯데의 주전 1루수로 발돋움했다. 2012년 장충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로 프로 무대를 밟은 김상호는 이 해 퓨처스리그를 폭격한 뒤 1군에서 꽃을 피웠다.
하지만,  2017년은 아쉬움이 가득한 시즌이었다. 같은 포지션인 이대호가 해외 무대를 뒤로하고 롯데로 돌아오게 되면서 김상호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그렇게 김상호는 지난해 대부분의 시간을 2군과 벤치에서 보냈다.

그래도 특유의 당찬 모습과 자신감 있는 모습은 잃지 않았다.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롯데의 마무리캠프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다. 그는 진지하게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나를 잃었다"는 것이 인터뷰의 골자였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가 끝난 뒤 "몬스터 시즌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김상호 다웠던 자신감 넘치는 말투였다.
채태인의 영입으로 입지는 더욱 좁아졌지만 올해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된 김상호는 1군 생존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가 갖고 있는 방망이 재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 1군 시범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20경기 타율 3할9리(68타수 21안타) 5홈런 17타점 OPS 1.022의 기록을 남기며 1군 콜업의 희망을 꿈꿨다. 하지만 그가 꿈꾸던 '몬스터 시즌'은 잠시 접어두게 됐다. 뇌종양 투병 사실이 전해진 것. 퓨처스리그 출장도 지난달 24일이 마지막이었다. 
롯데 구단은 "상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선수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선수로 복귀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면서 "오는 7월 수술 예정이다"고 전했다. 현재 김상호는 선수단을 나와 제주도에서 요양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투병을 했던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돌아온 사례들이 더러 있다. 정현욱(전 LG)과 정현석(전 한화)는 위암을 딛고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원종현(NC)은 대장암 투병을 딛고 현재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김상호도 마찬가지로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와 힘차게 달릴 수 있다.
8일, 김상호의 SNS 메신저 상태말에는 걱정 어린 연락이 많이 오는 듯, "별 거 아니랍니다. 걱정 안하셔도 돼요"라고 쓰여져 있다. 그리고 "잘 이겨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올게요"라는 말을 덧붙이며 그라운드로 반드시 돌아올 것을 다짐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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