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섭외는 아니더라도 반가운 얼굴이 가득했던 '복면가왕'이었다.
10일 방송된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157회에서 새로운 '가왕' 타이틀을 노리는 도전자들의 1라운드 대결이 펼쳐졌다. 현재 '가왕'인 동방불패는 음악대장 하현우가 세웠던 9연승과 타이 기록을 앞두고서 도전자들의 대결을 지켜봤다.
1라운드 첫 번째 대결은 CD플레이어 대 카세트소녀. 두 사람은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으로 기교와 테크닉을 뽐냈다. 원곡과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앙상블에 듣는 이들의 귀는 호강했다. 판정단 모두 두 사람의 목소리에 매료돼 칭찬을 쏟아냈다.

투표 결과 CD플레이어가 9표 차로 이겼다. 카세트소녀는 러블리즈 멤버 진이었다. 멤버들 없이 처음으로 혼자 무대에 섰다는 진은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꼈지만 동시에 확실히 자신감을 얻고 간다. 듣고 싶었던 얘기를 들어서 뭉클했다"며 크게 감격했다.

두 번째 대결은 레서판다 대 나무늘보가 채웠다. 럼블피쉬의 '으라차차'를 남자 버전으로 씩씩하게 불러 청중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나무늘보는 느릿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쌍절곤과 비둘기 개인기로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다. 주인공은 바로 더 자두 멤버 겸 배우 강두였다.
배우로 활동 중인 강두는 "무대는 12년 만이다. 2007년부터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자두 없이 혼자 선 무대는 두 번째다. 솔로곡 무대 이후 오늘이 처음이다. 배우라는 호칭이 아직 부끄럽다. 배우 강두, 배우 송용식이 어색하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전격Z작전과 히메나선생님이 세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이들의 선곡은 허밍어반스테레오의 '하와이안 커플'. 두 사람의 정직한 하모니와 상큼한 '케미'에 보는 이들은 흐뭇해졌다. 가수냐 비가수냐를 두고 패널들은 바쁘게 머리를 굴렸다.
판정단의 선택은 전격Z작전이었다. 가면 속 히메나선생님의 얼굴은 개그우먼 겸 배우 정이랑이었다. 정이랑은 'SNL코리아'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로 빙의해 "18점만 높았어도 이기는 건데 시뻘건 떡볶이나 먹으러 가야지"라고 재치있게 말했다.

마지막 승부는 프리다칼로와 밥로스가 붙었다. 조갑경과 홍서범의 '내사랑 투유'로 두 사람은 하모니를 이뤘고 순수하고 깨끗한 하모니가 인상적이었다. 맑고 착한 둘의 듀엣 무대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가면을 벗은 이는 프리다칼로, 주인공은 배우 김규리였다.
김규리는 "가면 뒤에 숨어서 여러분들을 웃겨 드리고 싶었다. 어디서든 누구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가면 뒤에 숨어서 최선을 다했다"며 벅찬 소감을 말했다. 가면을 벗고서도 도토리묵 개인기까지 다시 해 팬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앞선 라인업과 비교하면 '역대급'은 아니었다. 하지만 유난히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쉽게 예측하기 힘든 예상 밖의 주인공들이라 반가움은 두 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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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복면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