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포드 슈퍼모델 오브 더 월드 코리아’에서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한 강승현. 1위, 베스트 모델상, 패션 모델상 등 수많은 트로피, 수천 번의 런웨이를 걸어온 그녀의 모델 인생 11년은 꽤나 화려했다.
모델로서 인기가도를 달리던 그녀가 이제는 배우로서 인생 2막을 열어 젖혔다. 지난해 겨울 촬영을 마친 두 편의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과 ‘챔피언’(감독 김용완)이 올 5월 개봉하면서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강승현은 “아직까지 배우라고 부를 순 없다”고 했다. 계속 작품 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을뿐더러 큰 욕심을 내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다.
강승현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큰 목표를 세우진 않고 있다. 제 입장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게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독전’을 만나기 전까지 오디션의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느낀 것도 아니다. 저는 아직도 연기가 너무 어렵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연기를 좀 더 알아야 즐길 수 있을 거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독전’에서 강승현은 선배 원호(조진웅 분)와 함께 마약 조직을 검거하는 형사 소연을 연기했다. 평소 유쾌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강승현과 닮은 구석이 없는데, 웃음기를 싹 빼고 무뚝뚝하고 강인한 여성으로 탄생시켰다.
강승현은 연기 수업을 받고 있던 2016년 후반, 오랜 시간 ‘독전’의 오디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해영 감독 및 용필름 제작진을 만나 오디션을 보면서 결국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감독님이 꽤 오래 전부터 여러 신인 배우들의 오디션을 보고 계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 제가 될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오디션의 기회도 자주 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소연이 대사와 (마약중독자)수정이 대사도 읽었다. 감독님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신 거 같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마냥 기쁘진 않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스스로 소연이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서서히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느낌이 왔다.”

강승현은 모델로서의 자신의 이미지와 반전된 모습을 어필한 게 합격의 비결인 것 같다고 했다. “(오디션에서는 ‘독전’의)대본이 적게 공개돼 있었다. 어찌 됐든 나와 있는 대본은 제대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일단 소연을 보여드리고 다른 부분을 통해 ‘얘가 면도 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었다. 센캐들이 가득한 영화에서 (관객들의)눈에 띄기보다 형사 팀으로서 조화 이루고 싶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단 수정이의 대사로 날 것의 센 느낌을, 소연의 대사로 반듯한 모습을 보여드렸다. 대본 말고 (개인)독백 연기를 준비해가야만 했다. 저는 풀어지고 웃긴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오디션 과정을 전했다. 마약중독자 수정 역할은 신인배우 금새록이 맡았다.
“감독님과 피디님이 제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빵 터지셨다. 제게 ‘왜 이런 걸 준비했느냐’고 물어보시더라. 모델이기 때문에 이미지에 반전된 것을 준비해갔던 거다. 오디션을 볼 때 ‘이미 알려진 모델이라 부담스럽다’는 얘기를 하셔서 될 거란 기대를 안했다. 감독님이 한 사람 자체에 집중해주는 성격이라서 오디션에서 모든 걸 보여줬다(웃음).”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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