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이대호, 손아섭만으로 야구할 수는 없다."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이자 '캡틴' 이대호가 최근 들어 누누이 강조했던 말이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해서는 결국 강팀이 될 수 없다는 의미였고, 모두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이대호의 침묵 속에서도 모두가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연이틀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이날 롯데는 전날(15일) 경기에서 18안타 14득점을 폭발시키면서 14-6 대승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10안타 4홈런 9득점을 몰아치면서 대승을 거뒀다. 최근 4경기 연속 9득점 이상 경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SK와의 시리즈에서는 이대호가 침묵한 가운데서 모두가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이대호는 전날 5타수 1안타에 이어 이날도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이대호가 침묵해도 다른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면서 이대호의 침묵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전날 경기에서 앤디 번즈가 멀티 홈런에 5타점을 쓸어담았고 채태인과 문규현, 전준우 등이 타점 행렬에 가담했다.
이날은 민병헌이 2회초 선제 결승 솔로포를 때려내는 등 멀티 히트로 활약했다. 그리고 전준우 역시 솔로포와 함께 달아나는 쐐기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는 등 활약했다. 그리고 번즈와 신본기까지 아치를 그리면서 대승에 이어 완승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대호가 촉구한 각성이 선수들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이날 롯데는 이대호가 침묵해도 충분히 강력한 타선을 선보일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줬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