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아이슬란드] 동화 찢고 나온 인구 33만 섬나라의 기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6.16 23: 54

아이슬란드가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동화를 실화로 만드는 기적을 썼다.
아이슬란드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서 3번째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 아르헨티나는 러시아서 17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섰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본선 진출 32개국 중 최소 인구인 33만 5천 명의 섬나라로, 러시아에서 역사적인 첫 월드컵 데뷔 무대를 가졌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아르헨티나에 용감하게 맞서 싸웠다. 객관적 전력, 경험, 선수 이름값 등 모든 면에서 밀렸지만 물 샐 틈 없는 조직력과 정신력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았다.
아이슬란드는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게로, 앙헬 디 마리아 등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공격진을 막아내기 위해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내세웠다. 4-5-1(4-4-1-1)을 가동한 아이슬란드는 최전방 공격수 핀보가손까지 깊숙히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아이슬란드의 계획은 전반 19분 만에 산산조각 나는 듯했다. 아르헨티나 간판 스트라이커 아게로가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환상적인 왼발 터닝 슈팅으로 아이슬란드 골망을 흔들었다.
아이슬란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선제 실점 4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구르드손의 슈팅이 아르헨티나 골키퍼 카바예로에게 막혔지만 핀보가손이 문전에서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아르헨티나 골네트를 갈랐다.
아이슬란드의 철의 장벽은 후반에도 견고했다. 페널티킥 등 위기도 몇 차례 있었지만 골키퍼 할도르손의 선방쇼와 수비진의 육탄방어로 아르헨티나에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이슬란드는 2년 전 유로 2016서 잉글랜드를 물리치고 8강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축구 팬들은 기적 같은 스토리를 만든 아이슬란드에 '동화 축구'라는 별칭을 지어줬다.
아이슬란드는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하며 본선에 올랐다. 그리고 역사적인 월드컵 첫 경기서 아르헨티나와 당당히 맞서며 유로 8강행이 기적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아르헨티나전은 FIFA 랭킹 22위 아이슬란드가 동화를 찢고 나와 실화를 만든 한 판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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