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어느새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9위로 시작해 2위까지, 반전 매력이 넘치는 LG 야구다.
LG는 지난 19일 청주 한화전에서 4-0 팀 완봉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 41승32패가 된 LG는 한화를 3위로 끌어내리며 2위로 도약했다.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2위에 오른 순간. 시즌 전 5강권 정도로 평가되긴 했지만 시즌 중반 2위를 꿰찰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다.
LG가 2위에 랭크된 것은 지난해 5월14일 이후 401일만의 일이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6월 이후로 기준을 잡으면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3년 10월5일 정규시즌 2위로 마친 바 있다. 그 후 무려 1718일 만으로 LG로선 의미 있는 2위 점프였다.

올 시즌 LG의 출발을 생각한다면 2위는 더 놀랍다. LG는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1승5패에 그치며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4월20일부터 28일까지 8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 8연승 직후 8연패를 당해 5위로 떨어졌지만 다시 4연승과 7연승 그리고 3연승과 4연승을 달렸다.
8연패 이후에도 4연패가 한 번 있었지만 연승이 더 많고 길었다. 조금씩 승수를 벌어 41승32패로 +9까지 만들었다. 결국은 한화를 잡고 2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절반을 지난 시점에서의 2위라 더 의미가 있다.

류중일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 LG는 팀 타율 1위(.300)로 급반전을 이뤘다. LG가 팀 타율 1위에 오른 건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 해였던 1994년(.282) 이후 24년 만이다. 그것도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놀랍다. 규정타석 타자가 지난해 2명에서 올해 7명으로 늘어나며 '주전 라인업 고정' 효과가 크다. 최고 FA 모범생 김현수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마운드도 팀 평균자책점 4.44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선발 평균자책점 4.21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차우찬-임찬규의 4선발이 안정적이다. 불펜의 힘이 떨어진 게 아쉽지만 선발진·타격의 힘으로 투타 밸런스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이다.
부임 첫 해 마법을 일으키고 있는 류중일 감독은 "수훈선수가 너무 많다. 선발 소사와 윌슨, 초반에 임찬규까지 선발로 잘해줬다. 초반에 블론세이브가 있긴 했지만 정찬헌도 마무리로서 잘했다. 타자로는 이형종과 채은성이 잘 쳤고, 2루수 정주현도 큰 수확이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성공적으로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돈 LG가 남은 시즌 2위 자리를 사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