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기계' 김현수(LG)도 궁금했나 보다. 요즘 최고로 뜨거운 타자, 한화 강경학(26)에게 질문을 던졌다. "요즘 왜 이렇게 잘 치니?"
강경학은 지난 20일 청주 LG전에서 2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5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 4회 강경학이 1루로 나갔을 때 LG 1루수 김현수가 먼저 대화를 거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현수는 "요즘 왜 이렇게 잘 치냐"며 비결을 물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2할2푼5리로 주춤하고 있는 '최고 타자' 김현수도 강경학에게 질문을 던질 만큼 그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강경학은 "아니에요. 운이 좋습니다"라고 답했지만, 15경기 47타수 22안타 타율 4할6푼8리 3홈런 11타점 OPS 1.242의 성적은 단순 운으로만 볼 수 없다.

강경학을 고교 시절부터 지켜본 야구인은 본래 모습을 되찾은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강경학은 원래부터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였다. 고교 시절에도 힘 있는 스윙을 구사했다. 마른 체구였지만 중장거리 스타일의 타격을 했다"며 "프로에 와서 체구에 맞게 짧게 치라는 주문이 많았다. 그 이후 자신의 장점이 사라지며 자신감을 잃었다. 요즘은 고교 때 모습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경학도 인정했다. 그는 "지금 타격폼이 고교 시절과 약간 비슷하다. 그때도 먼저 (발을) 들어서 치는 폼이었다"며 "2015년 공을 맞히는 데 중점을 뒀지만 원래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주위에선 내 체구가 크지 않으니 '짧게 쳐서 투수를 괴롭혀라'는 주문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난 타격에서 잔 플레이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중장거리 스타일이었다"고 돌아봤다.

2015년 주전급 유격수로 도약한 강경학은 120경기 타율 2할5푼7리 80안타를 쳤다. 그러나 홈런 2개 포함 장타는 13개뿐이었고, 장타율은 .325에 그쳤다. 올해는 15경기 만에 홈런과 2루타를 3개씩, 장타가 7개로 장타율은 .723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통산 268경기 홈런 4개였지만 올해는 벌써 3개를 쳤다.
지난 2년간 1~2군을 오갔고, 올해는 2군에서 홀로 연구한 시간이 많아졌다. 일본프로야구 특급 타자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의 타격 영상을 참조하며 자신에 맞는 폼과 타이밍을 찾았다. 강경학은 "아직 홈런 타자는 아니고, 2루타를 많이 치는 쪽으로 생각한다. 타석에서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가 생겼지만 폼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았다"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방망이가 워낙 잘 맞으니 수비도 잘 된다. 최근에는 2루 수비에서 빈틈이 없다. 강경학은 "방망이가 안 맞더라도 수비에 중점을 두려 한다. '실수를 해도 이해가 가는 실수를 하자'란 생각이다. 유격수와 2루수 그리고 3루수까지 어느 위치라도 똑같이 편하게 하려 한다. 공부터 잡고 천천히 하자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한화 2위 사수를 이끌고 있는 강경학. 타격 기계 김현수도 인정할 만큼 6월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