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마녀' 최우식 "대스타 되고 싶은 마음 없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6.21 13: 59

 영화 ‘거인’(감독 김태용, 2014), ‘부산행’(감독 연상호, 2016), ‘옥자’(감독 봉준호, 2017) 등 다양한 장르 영화에 출연해온 배우 최우식이 ‘마녀’(감독 박훈정, 2018)에서 기억을 잃은 소녀 자윤(김다미 분) 앞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 귀공자 역을 맡으면서 180도 변신을 시도했다. 기존의 매력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평화로웠던 자윤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키는 귀공자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최우식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액션스쿨에 다녔다. ‘부산행’에서 때리고 맞던 그 현실 액션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간의 순수하고 해맑은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시크하고 냉철한 면모를 부각시켜 '최우식 표' 냉혈한을 완성했다.
최우식은 21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비중을 떠나, 악역과 착한 역을 떠나, 모든 캐릭터는 매력이 있는 거 같다. 숙맥이거나 지질한 캐릭터라도 그런 부분을 좀 더 극대화시켜서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면 매력 있게 보이는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당찬 신인배우 김다미와 최우식이 만나 신선한 에너지로 극을 이끈 것이다.

최우식은 이날 “저도 언론시사회 때 (마녀를)처음 봤다. 저는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액션이었는데 나름대로, 제가 생각했을 땐 멋있게 나온 거 같다”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이어 그는 “(귀공자가 등장하는)첫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제일 기대됐었다. 기차 안에서 잡지를 보며 웃는 건데 그 장면이 큰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나올지 굉장히 기대했었다”라고 처음 본 소감을 전했다. 귀공자가 센 캐릭터이긴 하지만 본연의 매력을 가미해 결이 다른 악인이 완성됐다.
최우식은 ‘마녀’에 합류한 과정에 대해 “박훈정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같이 얘기를 나눴다. 사실 대본만 보면 저와 귀공자의 이미지가 매칭이 안 된다. 이름이 귀공자고, 센 캐릭터인데 제가 맡는 게 가능할지 궁금했다”며 “제 생각에, 키가 크고 얼굴이 흰 편이면 귀공자라는 이미지에 어울리나 싶었다(웃음). 감독님께서 ‘어울릴 거다’라는 얘기를 하셨다. 자윤 이외 나머지 캐릭터들에는 이름이 없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주인공에 몰입을 하셨던 게 느껴졌다. (제 캐릭터는)성이 ‘귀’, 이름이 ‘공자’가 아닐까 싶다(웃음)”라는 농담을 건넸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소화한 것에 대해 최우식은 “촬영 3개월 전부터 하루에 4~5시간 정도 액션 연습을 했다. 귀공자답게 싸워야 해서 제대로 배웠다. 보통의 캐릭터가 못하는 어려운 액션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촬영하면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0(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했다. 약 7~8까지는 올라간 거 같다(웃음)”고 말했다.
‘마녀’의 제작진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스피디하고 파괴력 있는 액션 스타일을 새롭게 구축하고자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벽을 타고 가로지르거나 천장 높이를 뛰어오르는 등 예상을 넘어서는 놀라운 액션으로, 좁은 공간의 특성과 한계를 절묘하게 활용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한 자윤(김다미 분)과 귀공자 등 인물들의 동선과 움직임이 완벽하게 계산돼 완성도 높은 대규모 액션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마녀’만의 액션 스타일은 탄력적이고 놀라운 속도감으로 방점을 찍었다.
사실 최우식이 조각 같이 잘생긴 외모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얼굴이다. 작은 얼굴에, 모나지 않은 이목구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마치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실제로는 찾기 힘들지만, 느낌의 훈훈한 외모는 여심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2011년 데뷔한 최우식은 단박에 스타덤에 오르지 않았다. 작은 캐릭터를 맡았을지라도, 크고 적음을 떠나 꾸준한 연기 활동으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 알렸다. 자신만의 매력과 강점을 살려 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그는 “저는 큰 역할만 원하지 않는다. 작은 역할이라도 그 캐릭터가 주는 반전과 의외의 감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연기는, 하면 할수록 힘들고 슬럼프도 겪는 거 같다. 육체적으로 몸에 배서 잘하는 게 아닌 거 같다”고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최우식은 자신감에 넘치는 성격은 아니라고 했다. “저는 그동안 스스로 칭찬해주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자괴감을 갖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에는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응원을 하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로 이달 27일 스크린에 컴백하는 그는 올 가을 ‘물괴’(감독 허종호)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현재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패러사이트’(감독 봉준호)를 촬영 중이다. 앞서 올 설 연휴에는 영화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 ‘궁합’(감독 홍창표)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우식은 “‘거인’의 영재나 ‘패밀리’의 우봉이 실제 제 성격과 비슷했다. 아직까지 저는 최우식을 다 비워내고, 작품 속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낼 연기적 단계에 오르진 않았다. 여러 캐릭터에 제 실제 모습을 넣었던 거 같다. 사실 귀공자 캐릭터도 저의 성격과 비슷한 면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선배님들이 제게 ‘너 너무 한 가지 모습만 보여주는 거 아니냐’ ‘너 요즘 영화만 하는 거 아니냐’ 등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신다. 근데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해야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다작하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대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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