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중요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다".
현역 은퇴 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야구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등 야구인생 2막을 시작한 이승엽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꿈나무들에게 인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승엽 이사장은 2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일초등학교(교장 채영기) 2층 동진관에서 열린 명사 특강에 나섰다. 이승엽 이사장이 무대에 오르자 함성이 쏟아졌다. "아저씨가 누군지 아느냐"고 묻자 학생들은 일제히 "네 알아요"라고 대답했다.

"오랜만에 함성을 들으니 야구장에 온 기분"이라는 이승엽 이사장은 "어린이들의 힘찬 응원을 들으니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은퇴 후 야구장학재단 이사장, KBO 홍보대사, 아시안게임 야구 해설위원 등 다양한 직함을 가졌지만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매일 등하교를 시켜줄 뿐만 아니라 학원도 데려다주고 설거지 등 집안 살림까지 한다"며 "처음에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껏 아내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덧붙였다.

질의 응답 시간에 나선 이승엽 이사장은 '힘들었을 때 가장 큰 힘이 된 존재는 누구냐'는 물음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두 아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대답했다.
"아내가 들으면 섭섭할 수 있겠지만 내가 잘 해야 두 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부진할때 친구들로부터 '너희 아버지 왜 못하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가끔씩 '아버지, 오늘 멋있었어요'라는 말을 들을때면 가장 행복하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승엽 이사장은 "인터넷 게임을 많이 하면 시력이 나빠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조금만 해야 한다. 그리고 반찬 투정하지 않고 골고루 잘 먹어야 하고 절대 아프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승엽 이사장은 "6년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정직한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라며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고 배탈 등 아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학생이 '아들을 야구 선수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냐'고 묻자 "얼마나 고생할지 잘 알기에 안 하길 바라지만 아들이 원한다면 시킬 생각은 있다. 둘째 아들이 발도 빠르고 승부 근성이 강하다. 기회가 된다면 시킬 생각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날 특강을 들은 2학년 최민재 군은 "TV에서만 보던 이승엽 선수를 실제로 보게 돼 정말 신기하고 기뻤다. 이승엽 선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