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믿을맨' 이보근(32)이 고참으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팀 승리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했다.
이보근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4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8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팀 김상수(14홀드)에 이어 홀드 2위다.
지난 19일과 20일 두산전은 이보근의 가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19일 6회말 김인태의 투런 홈런으로 2-4로 경기가 뒤집힌 가운데 넥센은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내리고 이보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보근은 허경민을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넥센은 7회초 3점을 내면서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보근은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김재환의 안타 때 중견수 실책이 이어져 동점 점수를 내줬지만, 이후 양의지와 오재원을 3루수 땅볼과 삼진으로 막아 이닝을 끝냈다. 이보근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넥센은 10회초 초이스의 결승타로 승리를 잡았다. 이날 이보근이 던진 공은 총 31개.
다소 투구수가 많았지만, 20일 경기에서도 이보근은 마운드에 올랐다. 6-5로 앞선 6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보근은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박건우를 삼진 처리했다. 이어 김재환까지 땅볼로 막아내면서 6회를 끝냈다.
7회말 이보근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7회초 박병호의 투런 홈런이 이어지면서 8-5로 벌어지자 이보근도 힘을 냈다. 선두타자 박세혁을 삼진 처리한 뒤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이보근은 2사 후 오주원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투구수는 28개. 이보근은 이틀 간 59개를 던지면서 3이닝을 무자책으로 막으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보근은 20일 경기를 마치고 "어제(20일)는 실점 뒤에 역전까지 되면 분위기가 넘어갈 것 같아서 정말 많이 집중했다. 다행이 결과가 좋았다. (임)병욱이도 계속 미안하다고 하길래 팀이 이겼으니 괜찮다고 이야기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그는 "오늘은 6회 던지고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어제 다들 많이 던졌고, 또 막을 자신도 있어서 더 던지고 싶었다. 다행히 감독님과 투수코치님께서 30개 정도에서 끊자고 말씀하시며 허락을 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7회를 마치고 싶은 욕심이 있을 법도 했지만, 이보근은 "(오)주원이 형과 (김)상수가 있으니까 괜찮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보근은 팀 내 투수 중 오주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젊은 투수가 많은 넥센인 만큼 젊은 선수들은 3년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보근에게 몸관리를 비롯해 여러가지를 물어본다. 이보근은 "사실 코치님들도 계시고 젊은 투수도 좋은 것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내가 기술적인 부분으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다만, 그동안 프로 생활을 하면서 내 방식대로 몸 관리를 한 노하우 등을 많이 이야기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묻자 이보근은 "젊은 선수의 경우 정말 많은 운동을 한다. 그런데 휴식의 중요성을 많이 놓치는 것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쉬는 것이 무서웠는데,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컨디션이 좋아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이보근은 FA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이보근은 "사실 선수인 만큼, 신경을 안쓴다면 거짓말"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이야기하면서도 "개인 성적을 신경쓰다보면 오히려 집중이 떨어지게 돼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2016년 기록했던 홀드왕(25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일단은 지금은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 내 역할이 선발과 마무리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기록은 저절로 따라올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보근은 올 시즌 각종 사고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고참으로서 책임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승리다. 올 시즌 팀에 좋지 않은 일이 많이 일어났는데, 그럴 때 일수록 선수끼리 더 뭉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며 "투수와 야수를 떠나서 우리는 야구 선수이고, 나가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했다. 항상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많은 팬들이 계시는데 가을야구에 꼭 가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