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은 미투운동(#MeToo, 나도 당했다)으로 드러난 성폭력의 주인공이자, 그와 변호인 측의 주장에 따르면, 한 배우와 그의 어머니에게 금전적으로 협박 받은 피해자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재현 사태를 바라보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분위기다.
조재현은 오늘(21일) 법적대리인을 통해 자신에게 16년 전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재일교포 여배우 A씨를 고소할 방침이다. A씨가 어제(20일) 지난 2002년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다시 한 번 그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일단 조재현 본인과 변호인은 당시 합의된 관계였지, 성폭행을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재현 법률대리인은 OSEN에 “조재현과 A씨는 성폭행이 아닌 합의된 성관계였다”라고 밝혔다. 변호인을 통해 일단 두 사람 사이에 16년 전 성관계가 있었다는 건 밝혀졌다.


두 사람이 말하는 16년 전은 조재현이 2001년 KBS1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2기로 출연했을 시기다. 당시 조재현은 인기 배우가 아니었는데, 같은 해 11월부터 SBS 드라마 ‘피아노’를 하면서 입지가 달라지니 A씨의 어머니가 약 8천만 원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연기 활동이 어려워진 A씨가 경제적 상황이 악화됐고 그 이후 조재현이 유명 배우로 승승장구하자 ‘핸드폰 요금도 없다. 돈을 보내라’고 협박한 적도 있었다”면서 “A씨가 최근에는 연락이 없었는데 조재현의 미투가 터지고 나서 어머니가 하던 사업이 잘 안 되니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들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또 다시 조재현에게 3억 원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돈을 요구했지만 조재현이 받아들이지 않자, 16년 전 이뤄진 성관계를 ‘성폭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조재현과 그의 변호인은 앞서 불거진 미투운동은 논외로 하고, A씨가 제기한 성폭행 의혹에 대해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함으로써 강력하게 맞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소송은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했기 때문.

조재현은 영화 촬영에서 만난 상대 무명 여배우들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했다는 폭로가 밝혀지면서 ‘미투 운동’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조재현은 출연 중이던 드라마 ‘크로서’에서 자진 하차했고, DMZ 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그러나 새롭게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어느 정도 진심이 읽힌다는 반응도 있다. 자숙을 결정한 당시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보였기 때문. 이번 사건에 대한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정공방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재현을 향한 여론의 분위기는 긍정적이지 않다. 앞서 미투운동에 대한 경찰의 내사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성추문과 관련해 참으로 복잡다단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