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도 잊은 대타 동점포. 이성열(34)이 또 한 번 결정적인 한 방으로 대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이성열은 21일 청주 LG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전날부터 이어진 감기 몸살 때문이었다. 20일 경기에선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5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날은 감기 기운이 악화돼 선발에서 제외됐다.
더운 날에도 덕아웃에서 후드 점퍼를 입고 경기를 지켜본 이성열은 승부처를 기다렸다. 한화가 4-6으로 뒤진 8회말, 2사 1루. 하주석 타석에서 한용덕 감독은 이성열을 대타로 투입했다. 5회 이후 3이닝 연속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막힌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LG 우완 김지용을 맞아 1~2구 연속 슬라이더에 파울을 치며 타이밍을 맞춘 이성열은 3구째 볼을 골라낸 뒤 4구째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145km 직구가 낮게 들어왔지만 이성열의 배트에 정확하게 맞았다. 높이 뻗아나간 타구는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30m, 투런 홈런. 승부를 6-6 원점으로 되돌린 한 방이었다. 이성열의 시즌 15호 홈런. 승부의 흐름이 한화로 넘어온 순간이었다. 대타 한 타석이었지만, 동점포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감기몸살이 무색할 정도로 타석에서 이성열의 힘은 대단했다.
이성열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한화는 9회말 송광민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9-6 역전승을 완성했다. 한화는 올 시즌 이성열이 홈런을 친 14경기에서 13승1패를 거두며 승률이 9할2푼9리에 달한다. 이성열의 홈런이 다시 한 번 한화의 승리로 이어진 하루였다. /waw@osen.co.kr

[사진]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