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신'이 '양신'을 넘었다. 그리고 '양신' 양준혁은 이제 통산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가 아닌 통산 안타 2위의 선수로 밀려났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대기록이 경신된 것을 누구보다 축하해줬다.
박용택은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1회말 1사 1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 4회말 1사 1,2루에서 고효준의 123km 커브를 받아쳐 우익선상 2루타를 뽑아내면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멀티 히트를 통해서 통산 2319안타를 기록, 양준혁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기록이 경신된 뒤 류중일 감독과 롯데 주장 이대호, 그리고 이전 최다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이 박용택의 신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건넸다. 박용택의 부탁을 받고 이날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양준혁은 "박용택이 앞으로 3000안타까지 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음은 양준혁과 일문일답.

- 꽃다발을 건네면서 무슨 얘기를 나눴나
▲박용택 선수가 '선배님의 기록에 누가 안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고 나는 '3000안타까지 해보라'고 말해줬다
-박용택이 3000안타까지 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는데?
▲ 나도 3000안타를 생각했다. 45살까지는 하겠더라. 박용택은 다른 선수랑 다르다. 타격 매커니즘 좋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 배트 스피드에 지장을 안 받을 것이다. 달성하기 쉬운 것이면 누구나 할 것이지만 어려운 것을 극복하는 것이 도전이다. 몸 관리를 잘해주고 LG에서도 분위기 만들어주면
당연히 할 것이다.
- 기록을 향해 가는 것이 외로운 여정이지 않나?
▲ 나이가 한 두살 먹어가고 있기 때문에 선입견이 있었다. 류중일 감독님이 베테랑들 잘 배려해주시기 때문에 분위기는 괜찮을 것 같다. 몸 관리를 조심해야 한다. 박용택은 베테랑이고 내가 선수를 했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박용택은 더 좋은 조건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록들이 나오면서 자신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데?
▲ 제 기록은 불멸의 기록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다. 대학 4년과 군대를 다녀온 뒤 만든 기록이다. 1,2년 더 할 수 있었는데 선택해서 한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7년 정도를 잃었다. 내 기록은 충분히깰 수 있을 것이고 나를 목표로 했을 것인데 앞으로 좋은 기록들 3000안타나 더 큰 기록들을 해줬으면 좋겠다.
-박용택의 요청으로 이날 참석했는데
▲ 박용택의 제안으로 원래는 토일 스케줄을 비워났다. 그런데 청주에서 첫 타석 안타를 쳐서 방송 스케줄을 조정했다.
-박용택과 따로 얘기를 나눈 것이 있나?
▲ 박용택과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 박용택은 진화를 한다. 배트 스피드 떨어지고 옛날 기분으로 하면 안된다. 거기에 맞는 타격 매커니즘을 고민해야 하는데 그 고민과 과정을 나와 똑같이 하고 있다. 타격 매커니즘이 너무 좋다. 타격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박용택은 충분히 훌륭한 선수이고 고난이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다. /jhrae@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