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함무라비' 고아라의 정의 실현에 많은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다소 감정적인 캐릭터이지만, 약자를 위해 대신 울분을 토해주는 인간적인 판사라는 반응이 더 많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미스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에서는 박차오름(고아라 분)이 전관예우에 소신을 드러내다 조직으로부터 역풍을 맞았다.
앞서 감성우 부장판사는 차오름을 찾아와 "박 판사 주심 사건 중에 아세아 화장품이 있는데 다른 뜻은 없고 기록 정확히 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부정청탁이었다. 차오름은 한세상(성동일 분)을 찾아가 이 같은 사실을 말했고, 감성우 부장판사는 검찰 수사관에게 끌려갔다.

용기 있는 행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오름은 역풍을 맞았다. 조직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고, 검사로부터 다른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샀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았다. 한세상은 "기죽지 말라"며 차오름을 응원했고, 임바른(김명수 분)은 언제나 그녀의 곁에 있어주며 용기를 줬다.
차오름이 처한 비슷한 상황의 재판을 맡으면서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내부고발'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한 기업의 성희롱 피해자였지만 고발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잘리고, 되레 기업은 가해자를 감싸안았다. 판사가 판단했을 때에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한세상도 방법이 없다고 할 만큼 정의로 처단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차오름은 법정에서 소시민을 대변하고, 약자를 위해 대신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으로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비록 지금은 미약한 힘일지라도, 훗날 차오름이 승리를 거두는 날 큰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오름은 피해자를 구제하지 못해 분한 마음에 "이럴 줄 알았으면 판사 되지 말 걸 그랬나보다. 세상이 온통 이따윈데 판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없는 줄 알았으면 그렇게 죽도록 공부할 필요도 없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온통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판사가 됐는데, 모든 사건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이입되고 복수심에 불탄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차오름은 "제가 어떻게 판사를 하냐"며 되물었다.
하지만 성희롱 피해자는 차오름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준 그녀를 향한 고마움은 진심이었다. 여기에서 용기를 얻고 차오름은 다시 일어날 힘도 얻었다. "박 판사가 실수할 수 있게 돕고 싶다. 새로운 답을 찾다가 실수할 수 있으니까. 그게 꼭 필요할지 모르니까"라는 바른의 말처럼 실수를 딛고 더 성장할 차오름에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미스함무라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