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못 살아"
본인만 심각성을 모르는, 가부장 끝판왕 남편이 '안녕하세요'에 등장했다. 아내의 고민을 듣기만 해도 심각함을 인지한 게스트들은 "같이 못 살아"라며 분노를 참지 않았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조선시대에서 온 그대, 가부장 연하 남편'이라는 주제의 고민이 소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3세 연하의 남편에 대해 조선 시대 영감님 같다고 설명했다.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부장 끝판왕이었던 것.

직장인이기도 한 아내는 일을 끝내고 돌아온 10시, 11시에도 밥을 못 먹고 있던 아이들을 위해 밥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내는 "나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남편은 집안일을 안 도와준다. 뭐라고 하면 그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이라고 한다. '네가 남자로 태어나지 그랬냐'라는 얘기가 나온다"라고 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임신해서 입덧을 하는 아내에게 "남들 다하는 출산 왜 이렇게 유난을 떠냐"라는 말을 했다는 것. 가관은 남편이 주장하고 있는 '여자의 5대 덕목'이다. 아침밥으로 누룽지 만들기. 출근할 때 배웅하기, 퇴근하면 내가 쉴 수 있게 아이들 돌봐주기, 옷가지 항상 준비해놓기, 잡다한 수발 들기 등 듣기만 해도 황당한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남편이었다.

연애 때는 자상했다는 남편은 "연애를 할 때는 남이지만 지금은 가족이지 않냐", "가정적인 남자는 이상이고, 가부장적인 남자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딸이 가부장적인 남자를 만나면 "사위를 가만 안 둘 것"이라고 답해 출연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나는 되고, 남은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 특히 경리는 "같이 안 산다", "무슨 일이 있었냐"며 어이없어 했고, 채연 역시 "이건 얘기할 것도 없이 고민"이라며 남편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질책했다.
아들도 아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말하며 고민 버튼을 눌렀다. 200명 중 163명의 표를 얻은 남편은 결국 눈물을 보인 아내의 진심과 출연자들의 격한 반응에 "부끄러워서 나가고 싶다"며 뒤늦게 반성하는 기색을 보였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도 가부장 남편의 말도 안 되는 생각과 행동에 같이 분노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여태까지 힘들게 살아줘서 고맙다. 앞으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남편이 '안녕하세요' 출연 이후 아내를 이해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parkjy@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