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인 드래프트에 나오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베이징 키즈'라고 부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야구 붐이 일 때, 야구에 처음 발을 디뎠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실제로 '베이징 키즈'들은 탁월한 재능으로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어필했다. 강백호(KT), 한동희(롯데), 양창섭(삼성), 곽빈(두산), 김영준(LG)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 신인들 역시 '베이징 키즈'의 한 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의 2019 1차지명 선수로 지명된 광주 동성고 투수 김기훈도 '베이징 키즈'의 일원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양현종 키즈'다. 양현종의 고등학교 후배인 김기훈은 양현종의 '모교 사랑' 수혜를 직접으로 입었다.
양현종은 지난해 모교인 동성고 야구부에 버스를 기증했다. 선수들이 타고 다니는 최신형 버스는 2억 원에 가까운 고가의 금액으로 알려져 있는데, 양현종은 이를 사비로 구입해 후배들이 이동 중에라도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양현종의 모교 사랑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지만, 버스를 기증한 것이 최근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양현종의 '모교 사랑 미담'이다.

김기훈은 '양현종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자신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고교시절 성적은 으뜸이었다. 올해 10경기에 등판해 27⅓이닝 동안 탈삼진 41개를 솎아내며 2승(2패) 평균자책점 1.98의 성적을 거뒀다. 2017년(2학년)에는 5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24, 탈삼진 77개를 기록했다. 최고 150km까지 뿌릴 수 있는 강한 어깨와 배짱 넘치는 투구가 김기훈의 강점이다.
양현종도 강속구를 비롯해 두둑한 배짱이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다. 당연히 우상은 양현종일 수밖에 없다. 그는 "항상 양현종 선배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면서 볼 배합 등을 공부했다. 인성도 좋은 선배님이라 배울 점이 정말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프로에서 꿈꾸는 장면 역시 양현종이 해냈던 장면의 '오마주'를 꿈꾸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양현종 선배가 1-0 완봉승을 이끄는 장면이 생각난다. 나도 한국시리즈에서 양현종 선배와 같이 완봉승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KIA의 영구 결번 투수가 되고 싶다"는 김기훈이다. 그리고 "양현종 선배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 있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