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희가 정든 '슈츠'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비롯해 상대역 박형식과 호흡을 맞춘 소감, 시즌2를 바라는 마음 등을 털어놨다.
고성희는 지난 14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슈츠'에서 법무법인 강&함의 법률보조 사무 주임, 일명 패러리걸 김지나로 분해 열연했다. 변호사가 되고 싶었으나, 시험을 볼 수 없는 특정공포증(Specific Phobia)을 지닌 캐릭터다.

도도하고 새침데기 같은 겉모습과 달리 타인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로, 가짜 변호사 고연우(박형식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발랄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고성희와 딱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로 호평을 받았다.

앞서 '슈츠' 종방연 당시 배우들은 서울의 한 음식점에 모여서 함께 마지막 회를 시청했고, 고성희는 "다 같이 봐서 더 재밌었다. 그때 방송도 열심히 보고, 술과 음식도 열심히 먹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슈츠'는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천재적인 기억력을 탑재한 가짜 신입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현지에서 시즌7까지 방영된 동명의 인기 원작 미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마지막 회는 10.7%(전국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해 두 자릿수를 넘겼고, 방송 내내 수목극 1위를 지켰다. 이로 인해 '슈츠' 시즌2를 향한 기대감도 높다.
고성희는 "다들 시즌2를 희망하고 있다. 똑같은 배우와 스태프가 모여서 시즌2를 했으면 한다. 만약 '슈츠2'를 한다면 지나에 대한 다양한 서사도 풀리면 좋겠다. 사실 지나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도 많다. 공포증을 극복하고 변호사 시험에 도전해 좀 더 주최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고성희가 연기한 김지나 캐릭터는 원작 미드에선 레이첼 제인으로 등장한다. 할리우드 배우 메건 마클이 레이첼 제인 역을 맡았고, 최근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현대판 신데렐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원작 미드를 시즌3까지 본 고성희는 "레이첼 제인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캐릭터다. 성별을 떠나 모두가 매력을 느낄만한 인물이더라. 미드와 한국 드라마 속 캐릭터는 의상만 비슷할 뿐, 성격은 많이 다르다. 레이첼 제인이 하는 제스처를 배우려고 연습한 적도 있는데, 두 캐릭터의 느낌이 달랐다. 그래서 새로운 김지나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 그래도 한국에서 '슈츠'가 시작할 때 메건 마클이 해리 왕자와 결혼했다. 결혼식이 크게 이슈가 됐고, 주변에서 '넌 어떤 왕자랑 결혼할래?' 그러더라.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고성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박형식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고, 두 사람은 1살 차이로 고성희가 누나다. 첫 만남은 어색했지만,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조금씩 친해졌다.
그는 "박형식과는 딱 드라마 전개 속도만큼 친해졌다.(웃음) 김지나와 고연우가 초반에는 티격태격 싸우다가 점점 가까워지는데, 나와 형식이도 그랬다. 둘 다 은근히 낯을 가리는데, 성격은 밝고 말이 많은 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기할 때 편했다"고 답했다.
'인간 박형식' '배우 박형식'에 대해 고성희는 "실제 형식이는 현장에서 굉장히 어른스럽다가, 때론 애교가 굉장히 많더라. 그 점이 신기하고, 배우고 싶은 지점이었다. 또, 주연 배우로 작품과 팀을 잘 이끈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현장에선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슈츠'는 장동건과 박형식의 브로맨스가 중심축을 이뤘기 때문에, 짧게 등장하는 김지나♥고연우의 로맨스가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다. 드라마 후반부 김지나♥고연우 커플의 로맨스가 진전되는 키스신도 주목을 받았다.
고성희는 "NG 없이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서로 친한 사이라도 키스신을 찍을 땐 어색한 부분이 있더라.(웃음) 근데 처음 컷 찍을 때만 살짝 어색하고, 그 이후에는 프로니까 카메라 앵글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영화 '분노의 윤리학'으로 데뷔한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 '야경꾼 일지' '아름다운 나의 신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마더' '슈츠'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본인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어떤 작품인가?"라는 질문에 "'슈츠' 김지나다. '마더'와 '슈츠' 일정이 조금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금방 '슈츠'에 집중할 수 있었다. PD님도 더이상 대본 보지 말고, '고성희 자체가 김지나'라며 좋은 말을 해주셨다. 그래서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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