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일] 대어 독일 잡은 한국, 아시아 맹주 자존심 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6.28 01: 02

한국이 독일이라는 대어를 잡고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이 골을 넣고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전 대회 우승팀이자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탈락으로 몰어넣고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대회 챔피언 독일, 북중미의 최강자이자 16강 단골 손님인 멕시코, 그리고 유럽 예선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본선에 합류한 스웨덴과 한 조에 묶인 한국이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웨덴과 멕시코는 전력차가 아주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승점 획득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국은 첫 두 경기에서 자신들의 경기력조차 100% 발휘하지 못했다.

스웨덴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일단 지지는 않겠다”는 의식이 너무 강해 공격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VAR 시스템에서도 득을 보지 못하고 페널티킥 실점으로 무너졌다. 스웨덴도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으나 한국은 그마저도 따라가지 못했다.
멕시코전에서는 사생결단의 자세로 나왔고, 실제 스웨덴전보다는 경기력이 조금 나았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 뛰었다. 하지만 수비진에서 냉정하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 됐다. 첫 실점은 장현수의 다소 불필요한 슬라이딩 태클이 핸드볼 파울로 이어지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은 조금 불운하기도 했다. 중앙에서 기성용이 파울을 당했으나 경기가 진행됐고, 이것이 멕시코의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며 추가골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그나마 손흥민이 멕시코전 종료 직전 골을 터뜨리면서 위안을 삼았다. 독일이 스웨덴을 극적으로 잡으면서 마지막까지 16강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한국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갈 길 바쁜 독일을 2-0으로 누르고 기어이 승점 3점을 따냈다. 다만 스웨덴이 멕시코를 이기는 바람에 16강 진출은 하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7회 대회 연속 승점을 기록했다. 1994년 미국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승리가 없었으나 그래도 최소 한 번의 무승부는 기록하고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승점을 기록하며 연속 승점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아시아를 대표로 나선 5개 국가 중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는 굴욕도 피했다. 이미 대회를 마친 사우디(A조), 이란(B조), 호주(C조)는 우리와 같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사우디와 이란은 한 차례씩 승리를 따내는 저력을 보였고, 호주도 승점 1점과 함께 대회를 마쳤다. H조의 일본은 이미 1승1무를 안고 있다. 승점 없이 아시아 대륙으로 돌아가는 나라도 우리가 유일할 뻔했으나 마지막 순간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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