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게리 리네커의 명언이 바뀌게 만들었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스웨덴(0-1), 멕시코(1-2)와의 경기에서 패한 여파로 16강 진출이 좌절됐으나 FIFA 랭킹 1위 독일을 잡고 마지막에 웃었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점유율은 완벽하게 밀렸으나 오히려 전반에는 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며 독일을 압박했다. 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조금 내주기는 했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한국을 살렸다. 중원에서의 활발한 운동량으로 독일의 공격 흐름을 잘 차단했고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는 중앙 수비수들이 잘 걷어내는 등 집중력 측면도 돋보였다.

여기에 후반에는 독일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틀어막는 동시에 손흥민을 위시로 한 역습으로 독일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 추가 시간에 김영권과 손흥민의 골이 연달아 나오며 2-0 승리를 마무리했다. 비록 승리나 16강 진출권을 따내지는 못했으나 분명히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날 신태용호는 게리 리네커의 명언조차 바꿨다. 잉글랜드 간판 골잡이였던 리네커는 과거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4강전에서 서독에 승부차기로 패한 이후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가 공을 쫓다가, 결국 독일이 이기는 경기”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는 독일 축구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어록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서 독일이 스웨덴에 막판 역전승을 거뒀을 때 리네커는 트위터에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가 82분 동안 공을 쫓다가, 독일의 한 선수가 퇴장을 당해 21명의 선수가 13분 동안 공을 쫓고, 젠장 어쨌든 독일이 이기는 경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태용호가 독일을 무너트리자 리네커의 발언은 또 한 차례 바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가 90분 동안 뛰다가 독일이 더 이상 항상 이기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전 버전은 이제 역사로 남게 됐다"고 SNS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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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카잔(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