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너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서 끝난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연패를 당한 뒤 역사에 남을 1승을 거두며 3위로 아쉽게 조별리그서 짐을 싸게 됐다. 디펜딩 챔프인 독일(승점 3)은 스웨덴과 멕시코(이상 승점 6), 한국에 이어 꼴찌로 16강행이 무산됐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계속해서 한국이 전진하고 공격을 했다. 빈 공간이 없었다. 너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끝에 또 한 번의 골을 넣었다"고 한국을 칭찬했다.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한 뢰브 감독은 "한국을 이기지 못한 것 자체에 쇼크를 먹었다"면서도 "암흑기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재능이 좋고 가능성이 많아 미래가 밝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다음은 뢰브 감독과 일문일답.
-소감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실망이 정말 크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일단 우리 상대, 멕시코와 스웨덴에 축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이번 대회서 챔피언이 다시 된다는 건 어렵다고 봤다. 실력이 부족했다. 언제나 조 선두를 못 달렸다. 뒤처지고 따라갔다. 60~70분께 스웨덴이 이긴 걸 알고 있었다. 압박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매번 쉽게 못 풀었다. 우리가 필요했던 골 결정력도 많이 부족했다.
-16강 실패가 수치라고 생각하나.
▲실망이라고 생각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역할을 잘할 거라 생각했다. 우리 타이틀을 지키고 다른 타이틀을 공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최상의 실력을 못 보여줬다. 여러 번 기회가 있었으나 차분하게 결정을 짓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는 분석을 한 번 더 해봐야겠다. 2006년부터 우리가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등 잘했다. 그러나 평상시 경기력을 못 보여줬고,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리가 졌다.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다. 라커룸 분위기는.
▲한국을 이기지 못한 것 자체에 쇼크를 먹었다. 라커룸 분위기는 말하기 어렵다. 회복을 해야 한다. 경기를 앞두고 부담이 있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차분하게 몇 시간 동안 생각을 하고 싶다. 지금 너무 실망이 커 나중에 생각하겠다.
-한국을 과소평가한 것 아닌가.
▲부상으로 결장한 선수가 있었다. 몇 경기를 치르고 난 뒤 팀웍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누구를 투입하고 빼는지에 있어 팀워크가 유기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경기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결장하게 된다. 책임을 느낀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뮐러는 지난 2경기서 잘 못했다. 처음에 선발로 투입하지 않았다. 후반에는 골이 절실했을 때, 15분 밖에 안 남았을 때 수비수를 뺐다. 그때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수비수보다 공격수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전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예상한 대로 나왔나.
▲그렇다. 공격적이고 많이 뛸 거라 생각했다. 상당히 수비가 강할 거라 생각했다. 중거리 슛도 많았다. 한국이 3~4명의 빠른 역습 선수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점은 충분히 예상을 했다. 그러나 미드필드서 볼 손실이 많았다. 그래서 한국이 공격을 쉽게 했다. 앞서 가고 있었다면 더 많은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한국이 전진하고 공격을 했다. 빈 공간이 없었다. 너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끝에 또 한 번의 골을 넣었다.
-자만했나.
▲지금까지 열심히 뛰었다. 멕시코전에서 패했다. 그때 우리가 골을 넣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마음 변화를 충분히 못 가졌다. 사우디와 평가전서도 그러지 못했다. 일단 월드컵이 시작하면 잘 풀릴 거라 봤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스웨덴과 한국을 탓하는 건 아니다. 계속 압박을 가했지만 골 결정력이 없었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때에 따라서 역습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우리 분위기가 정말 우울했다. 다음에 기회가 없었다.
-앞으로 암흑기라고 생각하나.
▲암흑기? 전혀 그렇지 않다. 최근까지 우리가 계속 꾸준하게 10년 내지 12년 동안 4강까지 올라갔다. 2014년 월드컵에 이어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을 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재능이 좋고 가능성이 많다. 앞으로 미래가 밝다고 본다. 다른 나라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letmeout@osen.co.kr

[사진] 카잔(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