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토트넘)이 아시아 최고 선수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아시안게임에서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손흥민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독일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쐐기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에 일조했다. 비록 아쉽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무너뜨리는 데 핵심적인 몫을 하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체적으로 대만족까지는 어려운 한국이었다.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이 왜 첫 판부터 나오지 못했는지에 대한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상황상, 전술상으로 동료들의 지원이 넉넉하게 않은 상황에서도 이번 대회 2골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독일전 골로 드디어 월드컵에서 웃을 수 있기도 했다. 통산 월드컵 3호골로 안정환, 박지성과 한국 최다골 선수가 됐다.

스웨덴전에서는 수비적인 전술 탓에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으나 멕시코전부터는 공격진영을 활발하게 누비며 힘을 냈다. 멕시코전, 독일전 모두 경기 막판에 득점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살렸다. 클럽에서 이어가고 있는 상승세를 대표팀과 월드컵에서 그대로 이어갔다고 볼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아쉬움을 최대한 빨리 떨쳐내야 한다. 오는 8월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한국은 손흥민을 앞세워 금메달에 도전한다. 손흥민으로서도 월드컵 못지않게 중요한 무대다. 사실상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만 26세인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사실상 다음 시즌을 끝으로 군 입대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게임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라 토트넘이 차출에 협조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토트넘도 핵심 선수인 손흥민의 군 문제를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0% 확률은 아니지만, 손흥민이 가세하면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토트넘으로서도 마지막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며, 전체 일정은 아니더라도 대회 참가를 허락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이미 이적료만 3000만 유로 이상이 거론되는 특급 스타다. 아시안게임에서 조국에 금메달을 안긴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손흥민의 합류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손흥민의 발끝은 적어도 두 달 뒤 다시 한 번 초미의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