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넘어 아시아 축구사에 남을 쾌거. 신태용호가 역사를 썼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후반 추가 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이 골을 넣고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전 대회 우승팀이자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16강 탈락으로 몰아넣고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 편성 직후 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조였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필두로 북중미 최강자이자 16강 보장 수표인 멕시코, 이탈리아를 꺾고 월드컵에 진출한 스웨덴 역대 월드컵 사상 최악의 조 편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역시 '디펜딩 챔피언' 독일 대신 상대적으로 만만한 스웨덴과 멕시코전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경기력을 100% 바휘하지 못했다. 스웨덴전에서는 수비적인 전술을 꺼냈으나 공격 전개가 아쉬웠다, 상대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VAR로 인한 페널티킥 한 방에 무너졌다. 스웨덴전서 한국은 유효슈팅 0개로 부진했다.
멕시코전은 지지 않는 전술보다는 이기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니 경기력은 개선됐다. 하지만 수비진의 미스가 연이은 실점으로 연결됐다. 첫 번째 페널티킥 실점서 장현수의 슬라이팅 태클이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실점에서는 VAR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성용이 파울 당한 상황서 멕시코가 바로 역습으로 추가골을 넣었지만 심판은 파울을 불어주지 않았고, VAR은 검토하지 않았다. 그래도 신태용호는 '에이스' 손흥민이 후반 추가 시간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하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다행이도 독일이 스웨덴을 극적으로 잡으며 마지막 경기까지 16강 희망은 남았다. 하지만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었다. 경기 전 한국의 절대 열세가 예상됐다. 한국의 2-0 승리보다 독일의 7-0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도박사의 예측이 나왔을 정도.

신태용호는 부정적인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트릭으로 가득찬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한국의 승리전까지아시아 국가들은 단 한번도 직전 월드컵 우승팀을 공식 A매치서 잡은 적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톱시드 팀을 잡은 일은 없었다.
또한 세계 랭킹 1위 국가를 아시아 국가가 잡은 일도 없었다. 한국은 '전차 군단' 독일을 무너트리며 말 그대로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상대가 세계 축구계에 군림하는 독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독일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와 경기(2-2 무)서 2골을 내준 이후 7경기 연속으로 1골 이상 내주지 않는 위용을 과시했지만 김영권과 손흥민에게 무너졌다.
앞서 지난 월드컵에서 프랑스(독일 1-0 승), 브라질(독일 7-1 승), 아르헨티나(독일 1-0 승) 같은 유수의 축구 강국들도 전차 군단에게 2골을 넣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의 멕시코 역시 독일을 상대로 승리했어도 1골에 그쳤다.
또한 한국은 월드컵서 독일을 상대로 2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둔 네 번째 국가이자 최초의 아시아 국가(1998 WC 크로아티아 3-0 승, 2002 WC 브라질 2-0 승, 2006 이탈리아 2-0 승)로 남게 됐다. 말 그대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사에 넘을 대이변이다.
해외 유수의 언론들은 한국의 기적을 대서특필로 보도했다. 영국 'BBC'는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한국은 기억에 남을 승리를 거뒀다"고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독일전 승리로 신태용호는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시아 축구 맹주로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mcadoo@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