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서 끝난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광저우 헝다)의 극적 결승골과 손흥민(토트넘)의 쐐기골에 힘입어 각본 없는 2-0 승리를 만들었다.
한국은 벼랑 끝에서 기적 같은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은 스웨덴에 0-1, 멕시코에 1-2 패배를 당하며 1위 독일전을 앞두고 28년 만에 3전 전패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한국은 마지막에 2연패와 맞바꿀 맞한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1승 2패로 조별리그서 탈락했지만 디펜딩 챔프이자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제압하며 세계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월드컵 통산 4회(2위) 우승에 빛나는 독일은 1954년 대회 이후 16회(1위) 연속 16강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지만 한국에 막혀 대기록에 제동이 걸렸다.
부상 악재를 극복하고 쓴 역사라 더 값진 결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월드컵 개막 전부터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공수 주축 자원인 권창훈(디종)과 김민재, 김진수(이상 전북)가 쓰러졌다. 설상가상 준주전급 요원인 이근호(강원)와 염기훈(수원)까지 부상으로 낙마했다.
부상 악재는 본선까지 이어졌다. 좌측 풀백 박주호(울산)가 스웨덴전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대회를 마감했다. 대체 불가능한 요원인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멕시코전서 입은 근육 염좌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한국은 이 없이 잇몸으로 세계 강호들에 맞서 싸웠다. 권창훈을 대신해 문선민(인천)과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활약했다. 김민재의 공백은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윤영선(성남)이 훌륭히 메웠다. 김진수와 박주호의 빈 자리엔 김민우와 홍철(이상 상주)이 있었다. 정우영(비셀 고베)과 주세종(아산)은 기성용의 대체자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23인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쳤기에 독일전의 역사도 가능했다. 장현수는 부상악재를 극복한 동료들에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한 팀원들에게 아주 고맙다"고 했다.
궁지에 몰렸던 신태용호가 마지막에 대반전을 이뤄냈다./dolyng@osen.co.kr

[사진] 카잔(러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