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브라질의 조 1위에는 문제가 없었다. 필리페 쿠티뉴(26·바르셀로나)가 에이스 진가로 브라질을 인도했다.
브라질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승1무를 기록한 브라질은 스위스와의 조 1위 싸움에서 최종 승자가 되며 F조 2위인 멕시코와 16강전을 갖는다.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리는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린 지난 대회에서 4강에 만족해야 했다. 그것도 4강전에서 독일에 1-7로 참패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번 대회 출발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에이스인 네이마르가 오른발 수술 후유증에서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조별리그를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잘 버티면 네이마르와 함께 경기력이 계속 나아질 가능성이 높았다.

네이마르도 1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했으나 역시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의 에이스는 쿠티뉴였다. 클럽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쿠티뉴는 실질적 에이스의 몫을 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한 쿠티뉴는 가장 큰 고비였던 코스타리카전에서 역시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뽑아내고 위기의 조국을 구했다. 경기 종료 막판에야 터진 골로 브라질을 수렁에서 건져내는 한 방이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결정적인 패스로 팀을 구했다. 이날 여전히 가벼운 몸놀림을 과시한 쿠티뉴는 전반 35분 스루패스로 파울리뉴의 선제골을 도왔다. 세르비아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파울리뉴의 움직임을 본 쿠티뉴는 정확한 패스로 파울리뉴 발 앞에 공을 배달했다. 파울리뉴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하며 도움이 올라갔다.
쿠티뉴의 패싱력은 후반에도 계속 이어졌다. 네이마르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고, 안정된 패스와 키핑으로 세르비아의 공세를 현명하게 피해갔다. 마치 브라질이 네이마르의 원맨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쿠티뉴의 활약은 브라질의 16강 이후 전망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