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과 불펜진의 중심 축이 되어야 하다. 롯데의 팀 컬러를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박세웅, 진명호의 재도약이 필요하다.
한때 롯데의 상승세를 지탱했던 힘은 단연, 투수진이었다. 투수진이 강한 팀이 곧 강팀이라는 당연한 명제가 깔려 있긴 하지만, 지난해와 올 시즌 초중반 롯데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던 데에는 투수진의 안정이 있었다. 선발진에서는 듀브론트-레일리-노경은으로 이어지는 3인방이 선두에 있었고, 불펜진에서는 오현택-진명호-손승락이 뒷문을 지켰다.
하지만 최근 롯데는 하락과 반등의 기로에 머물며 주춤거리고 있다. 타자들의 활약은 돋보이지만 결국 투수력의 팀 컬러가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듀브론트와 레일리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굳건한 가운데 선발진에는 변동이 생겼다. 노경은이 구위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리고 박세웅이 돌아왔다. 롯데가 오매불망 기다려온 토종 에이스다.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팔꿈치 통증으로 줄곧 재활과 휴식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고 그만큼 기대도 커졌다.
현재 4경기(18이닝)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속구 구위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차근차근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고, 제구력 역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의 각은 여전히 날카롭고, 커브의 구사 비중도 늘리면서 패턴을 다양화 시키고 있다. 기대만큼은 아니라고 볼 수는 있지만 경기마다 나아지는 점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가올 후반기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것이 사실.
일단 박세웅의 복귀로 한시름을 던 롯데 선발진이다. 더 나아가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을 차지해야만 롯데의 선발진도 탄탄해질 수 있다. 노경은이 구위를 회복해서 돌아오고 김원중의 기복도 줄어든다면 롯데도 완벽하게 돌아갈 토종 선발진을 마련할 수 있다.
박세웅이 선발진의 '키'라면 불펜진에서는 단연 진명호다. 마무리 손승락이 최근 부침을 겪고 있기는 하나, 그래도 대체 불가 자원이다. 그리고 4월과 5월, 연일 마운드에 오르면서 '언터처블'의 면모를 보여준 진명호는 올해 롯데 불펜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5월 평균자책점 제로(13⅓이닝 3실점 무자책점)의 행진을 벌이며 필승조로 자리잡은 진명호는 6월 중순 급격한 난조를 보이면서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구위는 데뷔할 때부터 인정을 받았던 부분이지만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을 올해 가다듬으며 위상이 달라졌다. 그러나 한 번 급격하게 무너지고 난 뒤 회복하는 능력까지 갖추지는 못했다. 경험이 해결할 문제이긴 했다. 일단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잠시 빠진 뒤 지난 26일 사직 넥센전을 앞두고 다시 돌아온 진명호는 안정을 찾았다. 26일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이튿날 27일에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연장에서 탄탄하게 뒷문을 막아냈다. 진명호가 재도약을 하고 오현택도 다시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롯데는 다시 필승조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다.
롯데를 다시 상승세로 돌릴 동력이 투수진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그리고 박세웅과 진명호는 팀의 추진력을 가해주고 롯데의 팀 컬러인 강한 투수진을 되찾게 만들어 줄 핵심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