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명단을 6명이나 바꾼 일본의 자만이 치명적 패착으로 끝날 뻔했다.
일본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폴란드에 0-1로 졌다.
이로써 일본은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콜롬비아(승점 6)가 세네갈을 1-0으로 잡아주면서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일본은 세네갈과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등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서 앞서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일본은 내달 3일 G조 1위(잉글랜드 또는 벨기에)와 8강행을 다툰다. 폴란드는 2연패 후 첫 승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둔 채 짐을 쌌다.

폴란드는 톱시드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8위.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이날 주전 다수를 벤치에 앉힌 채 폴란드전에 임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자력으로 오를 수 있었기에 체력을 비축하고 실리 축구를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1, 2차전서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세웠던 일본은 폴란드전서 베스트 11명 중 무려 6명을 바꿨다. 핵심 요원인 가가와 신지와 하세베 마코토를 비롯해 이누이 타카시, 오사코 유야, 하라구치 겐키, 쇼지 겐 등 주전 6명을 뺐다.
일본은 무토 요시노리가 최전방을 책임진 가운데 오카자키 신지가 2선 중앙 공격수로 출격했다. 사카이 고토쿠와 우사미 타카시가 날개로 나섰고, 중원은 야마구치 호타루와 시바사키 가쿠가 구축했다. 나가토모 유토, 마키노 토모아키, 요시다 마야, 사카이 히로키가 포백을 형성했다. 골문은 가와시마 에이지가 지켰다.
일본은 선제골을 내주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극도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오랜 시간 볼을 소유하면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않고 수비 지역에 많은 숫자를 뒀다.
그러나 후반 14분 분위기가 급속도로 달라졌다. 폴란드가 프리킥 찬스서 쿠르자와의 크로스를 베드나레크가 문전 쇄도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0-0으로 비기고 있던 터라 그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일본은 골득실에서 콜롬비아에 밀려 3위로 탈락할 위기였다.
다급해진 일본은 뒤늦게 이누이와 오사코를 투입하며 총 공세에 나섰다. 일본은 좀처럼 폴란드의 골문을 공략하지 못하며 곤욕을 치렀다. 일본은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서 콜롬비아의 도움을 받았다.
일본은 후반 막판 더 이상 추가골을 내주지 않으며 경기를 마쳤다. 콜롬비아는 후반 29분 예리 미나가 헤더 결승골을 터트리며 세네갈을 1-0으로 물리쳤다. 일본이 천신만고 끝에 16강행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자칫하면 일을 크게 그르칠 뻔했던 니시노 감독의 자만이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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