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고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일본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서 폴란드에 0-1로 졌다.
이로써 일본은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콜롬비아(승점 6)가 세네갈을 1-0으로 잡아주면서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일본은 세네갈과 골득실, 다득점, 상대전적 등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서 앞서 가까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일본은 내달 3일 G조 1위(잉글랜드 또는 벨기에)와 8강행을 다툰다.

만족스러운 16강 진출은 아니었다. 비겨도 자력으로 16강행이 확정되는 일본은 내내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오랜 시간 볼을 소유하면서 수비 지역에 많은 숫자를 뒀다.
후반 14분 분위기가 급속도로 달라졌다. 폴란드가 프리킥 찬스서 쿠르자와의 크로스를 베드나레크가 문전 쇄도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0-0으로 비기고 있던 터라 그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일본은 골득실서 콜롬비아에 밀려 3위로 탈락할 위기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콜롬비아의 도움을 받았다. 콜롬비아는 후반 29분 예리 미나가 헤더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일본은 콜롬비아의 골 소식을 듣고 다시 잠그기에 들어갔다. 수비형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일본은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관중들의 야유를 받으며 시간을 끌었다. 일본이 추가골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친 뒤 콜롬비아의 승리가 확정되며 천신만고 끝에 16강행을 확정했다.
일본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서 16강에 진출한 이후 8년 만에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서 맛봤던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씻어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생존했다. 이번 대회서 선전한 이란과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 모두 조별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F조의 한국은 스웨덴과 멕시코에 패한 뒤 최종전서 독일을 잡았지만 1승 2패(3위)로 탈락했다. B조 이란은 모로코를 잡고 포르투갈, 스페인에 1무 1패를 거두며 선전했지만 최종 3위로 떨어졌다. A조의 사우디는 러시아와 우루과이에 2연패를 당한 뒤 이집트를 꺾었지만 3위(1승 2패)로 짐을 쌌다. C조의 호주는 프랑스, 덴마크, 페루와 경쟁해 1무 2패에 그치며 최하위로 탈락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고도 스스로 낯부끄러운 16강길을 걸은 일본이다./dolyng@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