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 자살사건이 국민청원으로 재수사 되고 있는 가운데 9년 전 성추행 현장을 목격했던 동료 배우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JTBC '뉴스룸'과 눈물의 인터뷰를 나누며 고 장자연의 한이 풀리길 바랐다.
28일 방송된 '뉴스룸'에서 "고 장자연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조모 씨는 경찰 수사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해당 인물이 당시 술자리에 없었던 걸로 밝혀졌다. 이후 조 씨는 검찰 수사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거짓말탐지기도 거짓으로 나왔는데 당시 검찰은 정치지망생이던 가해자의 진술 번복이 수긍 된다며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고 장자연은 2009년 3월 7일, 서른 살이던 그는 실명과 지장이 찍힌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드라마 PD, 방송 및 언론계 인사들과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등 31명에게 성상납을 강요 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며 실명이 담긴 리스트를 남겼다.

당시 가해자 조 씨에 맞서 고 장자연의 동료 배우였던 윤모 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13차례 조사를 받았다. 탁자 위에 있던 장자연을 가해자가 끌어당겨 성추행한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며 자리 배치도까지 그렸지만 검찰은 윤 씨의 진술이 아닌 조 씨의 해명을 받아들였다.
결국 불구속 기소된 전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외에 유력인사 10명에 대해선 혐의없음 처분이 나왔다. 이에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고 장자연 사건의 재조사를 요청했고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받아들였다. 9년 만에 검찰이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목격자였던 윤 씨가 다시 한번 '뉴스룸'을 통해 용기를 했다.

다음은 손석희 앵커와 윤 씨가 나눈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고 장자연과 같은 소속사 신인 배우였다고?
"맞다. 사건 당시 자연 언니와 같은 소속사 신인 배우였다. 친한 언니였다. 인터뷰에 앞서 자연 언니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고인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에 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9년 만에 제가 용기 내서 인터뷰 하게 해주신 사건 재수사 국민청원 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술 접대 강요 받아 힘들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랬나?
"그렇다. 대부분 소속사 대표가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 오고 대표의 폭력적인 성향을 대부분 알아서 안 갈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거부하면 대표가 폭력을 행사했나?
"제 눈앞에서도 폭력 행사하는 걸 봤다. 제 동료를 폭행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조선일보 출신의 정치인 조모 씨의 성추행 현장도 그랬나?
"그 날이 소속사 대표님 생일파티였다. 기업인들, 정치인들도 잇었고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아는 사람도 있었다. 낯선 분위기로 기억한다."
-당시 자리배치표를 그릴 정도로 기억이 생생했다고?
"제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탁자 위에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이어졌다. 이런 일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그 자리 이후에 장자연과 얘기한 적이 있나?
"그 이후로는 (언니랑) 얘기한 적이 없다."
-목격자로서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다 얘기했나?
"그렇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시간 조사하며 충분히 얘기했다."
-13차례 조사 받았는데 검찰에선 진술 안 받아들여졌다. 심경이 어땠나?
"(울음) 저도 충격이 컸다. 언니와 저는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말을 맞추면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인터뷰 힘들면 멈추겠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사 과정 편파적이라고 느꼈나?
"가해자로 지목된 조씨를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갓 20살을 넘겨서 사리판단 하지 못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하다는 느낌 받았다. 조사 후 나중에 알았는데 그분의 배우자가 검사 측이라는 걸 알게 됐다."
-충격이 큰 듯하다. 10년간 어떻게 지냈나?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단 이유로 증언했다는 이유로 드라마 영화에서 퇴출됐다. 활동이 어려웠다. 정신과 치료를 반복해서 받았다. 최근에는 입원까지 했다. 고인이 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 것이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두려움을 갖게 됐다."
-재수사가 시작됐다. 다시 한국에서 조사 받을 수 있나?
"이미 연락 와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인터넷과 전화를 통해서 진술하고 있다. 앞으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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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