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할배리턴즈①] 뒤처진 백일섭이 걱정돼?..'꽃할배' 팀워크는 문제없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6.30 06: 56

'꽃보다 할배 리턴즈' 원년 멤버 백일섭이 이전 여행보다 더 힘든 걸음을 걸었다. 허리와 다리 수술 후 회복 중이기 때문. 계속 뒤처지며 마이웨이를 가는 백일섭이 시청자들은 불편했을지언정 멤버들에게는 또 다른 여행 방식 중 하나였다. 
29일 첫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에서 원년 멤버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에 젊은 피 김용건이 H5 '할벤저스'를 완성했다. 이전보다 늘어난 멤버에 무엇보다 자신의 노쇠한 체력과 노안을 걱정한 이서진이었지만 이들의 여행은 유쾌하고 따뜻했다. 
이서진은 역시 이서진이었다. 6년 차 짐꾼답게 첫 번째 여행지인 독일 베를린 차편과 여행 코스를 미리 머릿 속에 넣어왔다. 물론 현지 한인 민박 아들의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예약했지만. 그는 연로한 만큼 노련해졌다. 

이서진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분위기 메이커에 나선 건 김용건이었다. 할배들 중 막내인 그는 형님들의 커피 심부름을 했고 쉬지 않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50년지기 형님들과 함께하는 황혼의 여행이 더없이 즐거운 그였다. 
다만 허리와 다리 수술을 한 백일섭은 계속 뒤처졌다. 그럴 때마다 박근형과 김용건은 속도를 맞춰서 느릿하게 걸었다. 짐을 들어주겠다고 했지만 백일섭은 "괜찮다. 내가 나를 시험하고 있다. 다들 서울 갈 사람처럼 빨리 가냐. 천천히 구경하면 되지"라며 미소 지었다. 
다른 멤버들은 이미 숙소에 도착했지만 백일섭은 쉬었다 가겠다며 가게에 들어섰다. 자신의 돈으로 콜라까지 사먹으며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다른 할배들을 숙소로 모신 이서진은 되돌아와서 백일섭을 챙겼다. 
그는 백일섭에게 숙소 위치를 알려줬고 천천히 쉬다 오라며 먼저 돌아섰다. 이후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이서진은 "예전엔 선생님이 못 걸어서 처지면 다른 분들이 불편하실까 걱정했는데 이젠 각자의 여행 방식인 것 같다"며 백일섭의 속도를 이해했다.
백일섭은 느리지만 미워할 수 없는 '꽃보다 할배' 멤버였다. 지난 여행에서도 막내를 살뜰히 아꼈던 신구는 저녁식사를 사러간 이서진을 기다리면서 2층 베란다에 보이는 백일섭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멤버들이었다. 
이서진은 14시간을 날아온 할배들을 위해 동양 음식점에서 음식을 포장해왔다. 그렇게 이들의 여행 첫 날 밤은 지나갔고 백일섭은 누구보다 즐겁게 술잔을 기울였다. 비록 맏형 이순재가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끊으라고 버럭했지만. 
모두 잠들고 이서진과 김용건이 남았다. 이서진은 김용건에게 "힘들면 말씀 드릴 텐데 내일은 괜찮다. 다만 백일섭 선생님과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저희가 항상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백일섭 선생님이었다. 본인이 갖는 부담감이 있는데 없애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럿이서 여행을 다니면 뒤처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백일섭은 늘 여행하며 그 부분을 염려했다고. 김용건 역시 십분 이해했다. 심지어 그는 젊은 시절 백일섭과 하숙하며 동고동락한 사이였다. 막내 할배라인으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멤버인 셈이다. 
김용건은 "백일섭은 넷 중에 가장 각별한 선배이자 친구다. 늘 나를 챙겨주던 평생 못 잊을 사람이다. 막힘이 없고 시원시원했다. 젊은 시절 일섭은 한 마디로 사나이였다"며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여행에서 늘 백일섭 곁을 지켰다. 
3년 만에 돌아온 '꽃보다 할배 리턴즈'다. 그 사이 할배들은 더욱 나이 들었다. 제작진은 "세월에 늙은 백일섭에게 여행이란, 느린 걸음으로 힘껏 따라 걷는 것이다"는 자막을 더했다. 백일섭 역시 한평생 건강을 자신했지만 한꺼번에 무너져버려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를 본 일부 시청자들도 불편한 마음과 걱정된 우려를 쏟아냈다. 이순재와 신구가 워낙 직진이고 여러 곳을 보는 걸 좋아하기에 백일섭과 정반대 성향이 혹여 팀워크를 해칠까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계단도 쉽게 못 오르는 백일섭이었기 때문. 
하지만 '꽃보다 할배' 팀워크 앞에선 문제될 게 없었다. 여전히 백일섭을 아끼고 애정하는 할배들과 믿음직스러운 짐꾼 이서진이 있기에. 백일섭 표 느림의 여행 역시 '꽃보다 할배 리턴즈'를 보는 또 다른 맛이 될 터다. /comet568@osen.co.kr
[사진] '꽃보다 할배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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