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 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대표 멜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명작들은 그가 왜 한국 멜로 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리는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허진호 감독이 출연해 명품 로맨스 영화 ‘봄날은 간다’와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허진호 감독은 멜로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글쎄 조금 불편하다. 10% 정도는 기분이 좋았다가 90% 정도는 불편하고 쑥스럽다”며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패널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 것처럼 당시 허진호 감독은 기존 멜로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기며 한국 멜로의 새 역사를 썼다.

허 감독은 이날 방송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다양한 뒷이야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었던 부분은 영화 속에서 공개되지 않은 다림(심은하 분)의 편지. 편지 내용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고백하는 편지였을 것이다. 좋아한다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석규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활짝 웃으며 찍는 모습은 ‘8월의 크리스마스’ 속 명장면 중 하나. 故 김광석의 영정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허 감독은 “잡지에서 봤는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더라. 당시 영정사진에 웃는 사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게 계속 기억에 남았다”며 영화의 출발이 故김광석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본인 스스로는 부끄러워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명실공히 '스크린의 로맨티스트'다.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두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깊이 자리할 것이다. /mk3244@osen.co.kr
[사진] ‘방구석1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