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가 던지고 김상수가 넘겼다.
29일 대구 삼성-넥센전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5-8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넥센은 3점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투수 김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 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대타 김성훈은 2루 땅볼로 아웃됐다. 2사 주자없는 가운데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2회 우익수 플라이, 5회 3루 땅볼, 7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타자 김상수는 투수 김상수의 2구째를 잡아 당겼고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시즌 7호 아치. 곧이어 이지영이 김상수의 2구째를 걷어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7-8 한 점 차. 박해민이 우중간 안타로 누상에 나갔으나 1루 견제 아웃으로 경기는 끝났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동명이인 투타 맞대결에서 홈런이 나온 건 이번이 두 번째. 2011년 4월 10일 문학 SK-삼성전서 삼성 타자 이영욱은 6-0으로 앞선 4회 2사 1, 3루 상황에서 SK 세번째 투수 이영욱의 1구째 커브를 공략해 우월 3점 아치로 연결했다. 2차례 진기록을 모두 삼성 타자들이 세운 것도 이채롭다.
한편 동명이인 투수가 같은 경기에서 선발로 함께 등판한 경우는 역대 단 4번에 불과하다. 4번의 동명이인 선발 맞대결 가운데 해태 김상진과 OB 김상진은 2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둘의 상대 전적은 해태 김상진이 2승으로 압도했다. SK 이승호와 LG 이승호의 2차례 선발 맞대결은 서로 1승씩 챙겼다.
범위를 좀 더 넓히면 동명이인이 같은 날 다른 경기에 각각 출장해 동시에 승리한 경우도 많지 않다. 2차례 선발 맞대결을 펼친 OB 김상진과 해태 김상진은 1996년 7월 17일 쌍방울과 롯데전에 각각 출장해 동시에 승리한 바 있다.
SK 이승호와 LG 이승호는 2002년 6월 16일 동시에 구원승을 챙겼고, 2004년 8월 12일 현대와 한화전에 각각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동명이인 투수의 같은 날 선발승으로 유일하다.
팀내 동명이인 투수로 두산의 소방수였던 정재훈과 중간 계투 정재훈은 2007년 8월 4일 잠실 LG전서 역할을 바꿔 동명이인 구원승과 세이브를 동시에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