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기 장착' 유희관, 위기 극복 위한 숨은 노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6.30 12: 01

두산 유희관(32)이 진화했다.
올 시즌 유희관은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5시즌 간 꾸준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면서 베어스의 좌완 역사를 바꿔갔지만 올해에는 개막 후 7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8.64로 부진했다. 결국 유희관은 퓨처스로 내려갔고, 열흘 간 재정비의 기간을 가지기도 했다.
다시 1군으로 돌아온 유희관은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한 차례 구원 등판 뒤 선발진에 합류했고, 7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불펜 난조 등으로 많은 승리를 쌓지 못했지만, 선발 한 축을 담당하기에는 손색없었다.

유희관의 부활에는 숨겨진 노력 하나가 있었다. 바로 신무기 장착이다. 좌완투수인 유희관은 그동안 좌타자를 상대할 때 고전했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싱커를 던지면서 효과적인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좌타자를 상대하기에는 몸쪽으로 향하는 만큼 던지기가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자칫 제구가 잘못되면 한 가운데로 몰리는 만큼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수치로도 나왔다. 데뷔 이후 유희관은 우타자를 상대로는 2할7푼3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한 반면,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3할1푼7리로 올라갔다. 지난해에도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357)이 좌타자(0.283)보다 훨씬 높았다. 올해 전반적으로 피안타율이 높아진 가운데, 좌타자를 상대로는 4할에 가까운 피안타율을 보여주며 애를 먹었다. 
올 시즌 유독 힘겹게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삼성전부터 새로운 무기인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23일 삼성전에서 93개의 공을 던진 유희관은 총 19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29일 KIA전 역시 94개 투구 중 14개가 포크볼이었다. 1회 선두타자 버나디나에게 포크볼을 던져 1루수 땅볼 아웃을 시켰고, 4회 선두타자 안치홍이 나간 뒤 최형우를 뜬공으로 처리한 공 역시 포크볼이었다. 커브와 함께 낙폭은 다소 작지만 속도는 빠른 포크볼을 던지면서 좌타자 약점을 지워가기 시작했다. 개막 후 4할에 달했던 좌타자 피안타율은 최근 두 경기에서 2할3푼5리로 뚝 떨어졌다.
그동안 포크볼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연습하고 간혹 구사하기는 했지만, 결정구로 활용하는 등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노력은 유희관이라서 가능했던 부분도 있다. 유희관은 남보다 손에 대한 감각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타고난 감각에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유희관의 구종 추가는 좀 더 수월하게 이뤄졌다.
두 경기에서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유희관은 일단 '신무기 장착'에 대한 효과는 확실하게 봤다. 이제 다소 늦은 출발 속 꾸준함을 이어갈 일만 남았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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