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아스정③] '하늘도 도왔다!' 선수 끝맺은 ‘마지막 1구’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6.30 17: 22

그야말로 하늘이 도왔다.
두산 베어스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현재 2군 투수 코치로 있는 정재훈 코치의 선수 은퇴식을 진행했다.
이날 전국이 태풍의 영향으로 잠실구장에도 오후 내내 비 예보가 내려져 있었다. 자연스럽게 계획된 정재훈 코치의 은퇴식 개시 여부도 미지수였다. 그러나 남쪽에서부터 북상한 태풍 구름은 생각보다 늦게 올라왔고, 오후 12시부터 예정돼 있던 비 예보는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정재훈 코치의 선수 은퇴식은 예정대로 열렸다. 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만남을 가진 정재훈 코치는 이후 은퇴 기자 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을 돌아본 소회와 함께 지도자로서의 각오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정재훈 코치는 "선수 시절 나에게 80점을 주고 싶다. 모든 선수들이 노력하고 나도 노력했지만, 그렇게 큰 시련이나 굴곡이 없었던 것 같다. 노력도 했지만 노력에 비해서 잘 풀린 것 같아서 그래서 80점 정도가 될 것 같다"라며 "팬들에게 야구 잘했던 선수로 기억 남고 싶다"고 전했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본격적인 은퇴식 행사가 진행됐다. 선수 시절 활약상이 담긴 영상과 선수단과 가족의 영상 편지가 상영됐다.
정재훈 코치가 공식적으로 팬들에게 '선수 정재훈'으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시간도 있었다. 정재훈 코치는 준비해놓은 편지를 꺼내 "은퇴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자리를 마련해준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에게 감사드리고, 또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님을 비롯한 선수단에게도 고맙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응원해준 가족과 팬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하며 "지도자로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선수단의 헹가레를 받고 공식 행사를 마친 가운데, 정재훈 코치가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시구자로 돼 있던 정재훈은 포수 박세혁과 호흡을 맞췄고,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제외됐지만, KIA의 최고참인 정성훈이 타석에 섰다.
현역 시절 자신의 등장을 알렸던 음악인 레이디가가의 '포커페이스'가 흘러나왔고, 전광판에는 마무리시절 나왔던 'GAME OVER'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새겨졌다.
 2016년 8월 3일 잠실 LG전에서 팔뚝에 공을 맞아 1군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던 정재훈은 이날 경기 시작과 함께 선수 정재훈의 마지막을 알린 공을 포수를 향해 던졌다. 선수로서 마지막 공을 받은 박세혁과 타석에 섰던 정성훈과 포옹을 하며 정재훈 코치의 '선수 이별 행사'는 막을 내렸다.  bellstop@osen.co.kr
[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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