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가 나오니 제대로 걸어나갈 수 없다. 제자리 걸음만 반복해야 했던 롯데의 6월이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2연패로 시즌 35승41패2무의 성적을 남겼다.
이날 롯데는 2점을 먼저 내줬지만 동점을 만든 뒤 번즈의 솔로포 역전에 성공한 뒤 이대호의 투런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5-3으로 앞선 9회말, 2사 1,2루에서 마무리 손승락이 지성준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역전패와 마주했다.

롯데로서는 하나의 기록을 만든 날이기도 했다. 번즈와 이대호가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지난 1999년 5월 해태 타이거즈가 세웠던 월간 팀 최다 홈런 기록(52개)를 경신해 54개로 늘렸다. 번즈는 지난 6월 한 달 간 12개의 홈런으로 월간 홈런 신기록 달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그 뒤를 이대호, 전준우(이상 9개), 민병헌(5개), 손아섭, 채태인(이상 4개) 등이 이었다. 무려 13명의 선수가 지난 한 달 간 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만약 승리로 끝났으면 주간 5할 승률을 확정짓고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넥센, 두산에 대패를 당한 6위 KIA와의 승차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월간 홈런 신기록의 기쁨도 누릴 수 있던 하루였다. 그러나 롯데에 이런 행복은 허용되지 않았다. 마무리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역전패와 마주했다. 충격의 역전패라고 할 수 있지만, 롯데에 이런 패배는 그리 낯설지 않다. 충격도 자주 겪다 보면 내성이 생기는 법. 롯데의 6월은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잠글 투수가 없다는 현실만 확인한 달이었다. 이날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범하면서 롯데는 6월 한 달 간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팀이 됐다. 손승락이 가장 많은 3개, 그 뒤를 오현택(2개), 진명호, 윤길현, 장시환(이상 1개)이 이었다.
5월 한 달 간 11승13패에 머물렀지만 6월 한 달 간 12승11패2무를 기록했다. 어쨌든 월간 5할 승률을 기록했다고 위안을 삼을 수 있지만, 롯데는 그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특히, 타선이 홈런포를 장착하고 각성한 달에서 흑자를 1승 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 결국 8번의 블론세이브가 롯데의 발목을 스스로 잡았고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블론세이브가 나온 8경기에서 롯데는 2승2무4패를 기록했다. 최소 6경기는 더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이 롯데의 지난 한 달 이었다.
타선이 살려놓은 분위기에 불펜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 현재 롯데의 현실. 지독한 엇박자 속에서 롯데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한 달을 보냈다. 올해 롯데의 시즌 전체를 살펴보면 엇박자의 연속이다. 7월에는 또 어떤 엇박자가 기다리고 있을지 이제는 감을 잡기도 힘들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