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도 생각하면서 던져야 합니다.” 두산 베어스의 정재훈 퓨처스 투수 코치가 후배 선수들을 향한 애정 어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달 30일 정재훈 코치는 ‘선수 정재훈’으로서 공식적인 은퇴를 했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한 정재훈 코치는 현역시절 555경기에 나와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남겼다. 2005년 30세이브를 시작으로 이듬해 38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또한 2010년에는 셋업맨으로 나서 홀드왕(23홀드)에 오르기도 했다.
마지막 해인 2016년에도 46경기에서 23개의 홀드를 올리며 팀의 핵심 불펜으로 제 역할을 했다. 비록 2016년 8월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아 수술대에 오른 뒤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은퇴를 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팔뚝이 부러진 상황에서 왼손으로 송구를 하려는 모습은 지켜본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현역 시절 마운드에서는 담대한 배짱으로 표정 변화 없이 공을 던졌고, 마지막 순간에도 투혼을 보여줬던 정재훈 코치는 이제 후배 양성을 위해 지도자로 변신했다. 보직은 퓨처스 불펜 코치. ‘초보 코치’가 된 정재훈 코치는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마음 같지 않다”라고 웃어보이며 “선수마다 성적이 다르고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그 선수에 맞게 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어렵다고는 했지만, 정재훈 코치가 후배 투수에게 강조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생각하고 주도적으로 피칭을 하라’는 것이다.
정재훈 코치는 “많은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아무 생각없이 포수가 내는 사인을 보고 공을 던진다. 어떤 경우에는 직구만 계속 던지고 와서 그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포수에 사인에 반대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단순히 공을 던지는 기계가 아닌 본인도 생각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포수의 사인을 보고 주도적으로 경기를 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야 타자에게 공략을 당했어도 어떤 부분에서 잘못됐는지를 알게되고 후회가 남지 않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퓨처스에 있는 투수에게도 항상 당부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확실하게 승부를 걸어보라”는 것이다. 많은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1군의 두꺼운 벽에 좌절하고 패배 의식에 젖다가 스스로와 타협하게 된다. 결국 1군 무대는 밟아보지 못한 채 2군에서만 머물다 은퇴를 하게 된다.
정재훈 코치는 “여기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했고, 야구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의 고비에 안주하고 머무르면 앞서 해왔던 것이 너무 아깝게 된다”라며 “한 번 확실하게 승부를 낸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