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우천 취소에 선수들과 팬 모두 울상을 지었다.
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롯데-한화전을 앞두고 전국적인 장맛비로 대전 지역에도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이글스파크도 전날 밤부터 대형 방수포를 깔아 내야 전체를 덮어놓았다. 오후가 되어서도 비가 멈추지 않았고, 적잖은 양의 비가 그라운드를 덮었다.
비 내리는 그라운드를 뒤로 하고 홈팀 한화 선수들은 외야 실내연습장에서 가볍게 훈련을 소화했다. 원정팀 롯데 선수들은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한 채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수준에 그쳤다. 그라운드 곳곳에 빗물로 인해 웅덩이가 생겼다. 정상 진행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감독관을 맡은 허운 KBO 경기운영위원은 오후 4시30분에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한 뒤 "비가 조금씩 그치고 있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지만 비가 그칠 수 있으니 지켜보겠다. 최대한 기다릴 것이다"고 경기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양 팀 감독들과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허운 위원의 의지가 너무 강했다.
오후 5시부터 비가 잠시 소강상태가 됐고, 구장 관리요원들이 방수포를 걷어내며 그라운드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양 팀 코치들도 라인업 카드를 교환하며 경기 준비에 나섰지만 오후 5시35분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10여분간 폭우가 그치지 않으면서 뒤늦게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인천 경기가 4시20분, 잠실과 수원 경기가 4시30분 일찍 취소됐지만 대전만 경기 시작 15분 전에야 뒤늦게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선수들은 마음 편하게 쉬지 못한 채 경기 준비를 기다리며 진을 뺐다. 특히 부산 홈으로 내려가는 이동일인 롯데 선수들의 불편함은 더 컸다.
귀한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도 뒤늦은 우천 취소로 울상은 지었다. 경기 시작에 맞춰 음식을 준비해온 팬들은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원정팀 롯데 선수단은 팬들과 이동 경로가 겹치며 취소 결정 후에도 구단 버스가 빠져나가지 못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경기를 일찍 취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라운드 사정이 어려운데도 하염없이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것이 없다.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예보대로 폭우가 그치지 않았다. 선수들과 팬 모두 진을 빼다 울상만 지은 우천 취소였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