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러시아가 홈 프리미엄이 아닌 자신들의 처절함으로 '무적함대'를 넘고 8강에 올랐다.
러시아는 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서 스페인에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개최국 러시아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이로써 러시아는 소련 시절이던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소련이 아닌 러시아로 월드컵에 출전한 뒤로는 최초다.

러시아는 크로아티아-덴마크 승자와 8일 오전 3시에 소치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전력상 스페인이 분명 한 수위였다. 러시아가 개최국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을 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먼저 나서지 않고 잔뜩 웅크린 채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냈고 역습을 노렸다. 러시아의 전술은 정확하게 맞아 들었다.
스페인은 연장포함 120분 동안 2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슈팅은 9개였다. 반면 러시아는 6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1개의 유효슈팅만 기록했다.
모든면에서 스페인이 압도했다. 점유율은 75%-25%였고 패스 성공률도 비교할 수 없었다. 패스 시도 자체에서 스페인은 1141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러시아는 286개에 그쳤다. 다만 러시아는 더 많이 뛰었다. 137km를 뛴 스페인에 비해 러시아는 146km로 9km를 더 뛰었다.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능동적 플레이가 아닌 수동적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분명 러시아는 후반 막판부터 체력적인 이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비진들은 발에 쥐가 났고 쓰러져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육탄방어를 펼치면서 스페인에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끊임없이 뛰었고 다시 한번 냉정한 대결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정규시간 90분과 연장전 30분 포함해 120분 동안 스페인에게 실점하지 않았던 러시아는 승부차기서 더 강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러시아는 침착하게 한 명의 선수도 실축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인은 3번째 키커인 코케가 실축했다. 그리고 마지막 키커가 된 아스파스도 실축했다. 러시아 보다 덜 뛰었지만 집중력이 흔들렸다.
특히 스페인은 이날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낸 골은 없었다. 선제골 상황도 러시아가 만들어 낸 자책골이었다. 결국 러시아는 자신들의 능력으로 8강에 올랐다. 개최국 프리미엄도 작용했겠지만 승리는 직접 만들어 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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