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텐데 꿈쩍도 안 하더라".
한화 외야수 장진혁(25)은 지난달 30일 대전 롯데전에서 9회말 1사 2루 찬스에 타석 등장했다. 3-5로 뒤진 시점, 롯데 투수 손승락의 2구째 142km 커터가 장진혁의 왼쪽 무릎 위쪽을 맞혔다. 충격이 있을 법도 했지만, 장진혁은 아픈 내색하지 않은 채 1루로 여유 있게 뛰어갔다.
장진혁의 모습을 보고 한용덕 한화 감독도 내심 놀랐다. 한용덕 감독은 "몸에 맞는 볼에 꿈쩍도 하지 않고 (1루에) 가는 모습을 보고 강한 선수란 것을 느꼈다. 아플 텐데도 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장진혁의 사구로 이어진 1·2루 찬스에서 한화는 지성준의 끝내기 홈런으로 6-5 대역전승했다.

장진혁은 이날 사구 상황에 대해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참을 만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했다. 사구 통증보다 1군 경기를 뛰는 즐거움이 더 컸다. 그는 "1군에서 경기를 나가는 게 재미있다. 경기에 자주 나가면서 자신감도 커지고 있다. 이제 조금씩 적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제일고-단국대 출신으로 지난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장진혁은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한용덕 감독의 눈에 들었다. 한용덕 감독의 비공식 부임 첫 승이었던 지난해 11월11일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한용덕 감독은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장진혁을 괜찮게 봤다. 마음에 두고 1군에 자주 불렀다. 1군 경험을 하고 2군 내려간 뒤 성적도 좋았다"며 "우리팀에 계속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데 장진혁도 그 중 하나다. 앞으로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라고 그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올해 1군 데뷔한 장진혁은 20경기에서 30타수 7안타 타율 2할8푼 4득점 1도루 3볼넷 2사구를 기록 중이다. 2루타 2개, 3루타 1개로 장타력도 괜찮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며 12타수 5안타 활약. 특히 30일 롯데전에서 2안타 1볼넷 1도루로 펄펄 날았다.
한용덕 감독은 "야구 스타일이 예쁘고 장점이 많다. 주력도 좋고, 내야수 출신이지만 외야도 적응했다. 성격 자체가 확 튀지 않고 잔잔하다. 그래서 그동안 스태프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했지만 바깥에 표출하지 않았을 뿐 내면은 강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장진혁은 "도루나 태그업도 내 판단으로 하고 있다. 과감하게 하려고 하지만 3루 도루를 하다 아웃된 건 조금 아니었다"며 웃은 뒤 "앞으로도 내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외야의 새로운 자원으로 떠오른 장진혁이 팀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