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단장이 보는 한화 반전, "한용덕 감독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7.02 06: 05

"감독의 힘이 가장 크다". 
2018시즌 KBO리그 최고의 화제는 한화 이글스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만 하더라도 한화는 최하위 후보 중 하나였다. 팀 기조도 리빌딩과 세대교체에 방점이 맞춰졌다. 한화를 5강 후보로 꼽은 야구 전문가는 한화 레전드 출신 정민철 해설위원이 유일했다. 한용덕 감독조차 지금 순위에 "여러 선수들이 내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지금의 성적은 나도 예상 밖이다"며 놀라워할 정도다. 
2일 현재 한화는 48승32패, 승률 6할로 2위에 올라있다. 3위 SK에 3경기차 앞선 2위로 가을야구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신구조화가 이뤄진 선수들의 활약, 코칭스태프의 지도력과 리더십, 2군의 체계적인 지도 및 육성, 시스템을 확립한 프런트의 든든한 뒷받침, 10년 암흑기에도 최고 응원을 보낸 팬들의 사랑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올 시즌 한화의 선전에 대해 "나 역시 우리팀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신기할 정도"라며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여러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감독의 힘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박종훈 단장은 "나도 오랫동안 야구를 하며 지켜본 야구인 출신이고, 1군 감독도 해봤지만 한용덕 감독이 정말 잘한다. 큰 틀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좋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본다. 나도 우리 경기를 보며 한 감독의 결정에 놀랄 때가 많다. 외부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모습도 대단하다"고 거듭 칭찬했다. 
KBO리그 최초의 신인왕 출신인 박종훈 단장은 지난 1983~1989년 7년간 OB에서 활약한 외야수였다. 그 후 LG-현대-SK-두산 코치를 거쳐 2010~2011년 2년간 LG 감독을 맡았다. LG 감독 이후 NC에서 육성이사로 프런트 경험을 쌓았고, 2016년 11월 한화 단장으로 취임했다. 한화의 무너진 팜을 세우며 육성 시스템을 정비했다. 
박 단장은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지만 리더의 힘은 분명히 필요하다. 내가 감독일 때는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을 보면서 감독 시절 내가 잘못한 부분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한 감독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6년 야구 선배에 조직도상 상관이지만 박 단장은 한 감독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지원한다. 
한용덕 감독도 박 단장에게 예우를 갖추며 소통에 발 벗고 나선다. 한화 관계자는 "단장님과 감독님이 평소에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라며 "코칭스태프 회식자리에 감독이 단장을 부르길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우린 다르다. 감독님과 단장님 모두 한자리에서 회식을 하며 소통한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리더십과 소통 부재로 어려움을 겪은 한화. 단장·감독의 진심 어린 존중과 적극적인 소통이 팀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그 결과 누구도 예상 못한 2위 질주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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