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기보다는 이제 직접 보여드려야죠."
이학주(28)는 최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뒤 탬파베이 레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치며 빅리그를 노크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을 무렵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것이 뼈아팠다. 지난해에는 일본 독립리그 구단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며 실전 감각을 익힌 그는 이제 우여곡절 끝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약 1년간 꾸준히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그는 오는 8월에 있을 2019 2차 신인드래프트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몸을 만들던 그는 최근에는 모교인 충암고에서 야구 훈련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이학주는 "날씨도 따뜻해진 만큼 나가서 훈련하고 싶었다. 또 현재 내 몸 상태도 빨리 알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고교시절 이학주는 '4대 유격수'로 불렸던 오지환(LG), 허경민(두산), 안치홍(KIA), 김상수(삼성)과 함께 최고의 유격수로 꼽혔다. 이학주가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동기들은 어느새 각 팀의 주축 선수가 돼 있었다. 이학주는 "미국에서 뛰면서 힘을 때마다 한국 야구를 봤는데, 동기들이 자리를 잡고 뛰는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뛰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며 "부럽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욱 이를 악물고 뛰게 했던 계기가 됐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동기보다는 다소 늦지만, 이제 KBO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이학주는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 자부했다. 그는 "아픈 곳은 없다"라며 "포지션 역시 팀에서 필요한 부분 어디서든 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빠른 순발력과 발을 이용한 수비와 더불어 평균 이상의 장타력은 이학주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학주는 KBO에 대해 "수준이 정말 좋다고 들었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도 하나같이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도루도 많이 하고 홈런도 많이 치고 싶다. 또 손아섭 선배와 같이 꾸준하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야구를 대하는 진지함과 정신을 많이 본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야구를 하는 것은 어디든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나 간절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냐에 달렸다"라며 "이제 이학주라는 선수를 알려야한다. 준비도 돼 있다. 최선을 다해 운동장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