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 영화가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공작’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3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아시다시피, 의도치 않게 (세 영화의)개봉 시기가 맞물렸지만 저는 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공작’의 주인공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과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이 참석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 간 촬영을 마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공작’은 개봉하기 전부터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올 5월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언론 및 해외 관객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 수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당연하다.
윤종빈 감독 표 ‘공작’은 기존의 액션 스파이물이 아닌 말로 긴장감을 유도하는 일명 ‘구강 액션’이다. 이날 윤 감독은 “사실 액션을 넣으면 감독으로서 연출하기 편하다. 하지만 실제 벌어졌던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결이 다른 첩보물을 만들게 된 이유를 전했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까지 한국적인 현실을 영화적 세계로 펼쳐낸 작품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윤종빈 감독이 ‘공작’으로 올 여름 컴백했다.

‘공작’은 1997년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사회적인 소재를 영화적 세계로 펼쳐내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윤종빈 감독은 1990년대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의 이야기를 통해 첩보 장르 고유의 재미를 만들며, 남과 북의 다채로운 인물들을 통해 분단국가의 아픈 이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윤종빈 감독 특유의 치밀한 연출과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매 작품마다 탁월한 연기력과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가 올 8월 8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선사할 것으로 보여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종빈 감독은 그동안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영화적 세계로 리얼하게 풀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군 문화를 그린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호스트의 삶을 표현한 ‘비스티 보이즈’, 90년대 사회상을 담은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19세기 세도정치로 고통받던 민중들의 삶을 그린 ‘군도:민란의 시대’까지 나이에 비해 비교적 다양한 장르 영화를 선보여왔다.
이번에도 그는 새로운 장르를 만든 계기에 대해 “사실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다가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알고 놀랐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첩보 활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댓글만 쓰는 줄 알았는데(웃음)”이라는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 강동원, 정우성 주연의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이 이달 25일 개봉하고 내달 1일 배우 하정우, 마동석, 김향기 주연의 ‘신과 함께2’가, 같은 달 8일이 돼서야 ‘공작’이 관객들을 만난다. 현재 세 작품이 올 여름 성수기에 맞설 대작으로 분류돼 흥행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석영이자 스파이 흑금성을 연기한 황정민은 “감독님이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웠고 잘하고 싶었다”며 “기존 첩보물과 달라 스파이 박석영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박석영이자 흑금성이) 1인 2역일 수 있는데 배우로서 어찌 보면 좋은 기회였다. ‘공작’이 잘 됐으면 좋겠고 역시 ‘인랑’, ‘신과 함께2’도 잘 되길 바란다”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있는 배우들이 모두 다 연기를 멋있게 잘 하지 않나. 국내에 배우들이 많은데 이렇게 인연이 닿아서 긴장감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현재는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있지만, 영화를 첫 기획하고 촬영을 준비하기 전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좋지 못해 조심스러웠다. 조용히 찍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달라져서 이제는 관객들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윤종빈 감독은 “‘공작’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며 “지금과 같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