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언더독' 주세종, 다시 꿈꾸는 WC 꿈 "배워야 산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8.07.04 05: 23

월드컵 최종 예비명단에 이름이 올랐을 때만 하더라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K리그에서는 이미 유명세를 치른 선수지만 국민적인 인지도는 낮았다. 주세종이 월드컵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자 의문이 생겼다.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스웨덴과 1차전서도 주세종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주세종은 멕시코전에서 선발 출전해 64분 간 활약했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세종이 교체되고 2분 만에 한국은 역습으로 2번째 골을 허용했다. 그 뒤 손흥민이 만회골을 넣었으나 끝내 무릎을 꿇었다.

독일전에서 주세종은 후반 24분 교체로 들어갔다.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주세종은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손흥민의 추가골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 주세종이었다.
승리가 필요해던 독일은 위기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골키퍼까지 나섰다. 득점을 위해 하프라인까지 넘어선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의 공을 가로챈 주세종은 전방으로 긴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확인한 손흥민이 부리나케 달려 득점으로 연결했다.
패스 하나로 한국 축구 역사의 큰 획을 그었지만 시작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FC 서울 소속으로 K리그 정상에도 올랐지만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따라서 월드컵 출전은 어려워 보였다.
"어머니가 많이 힘들어하셨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셨다. 언론과 많은 분들이 월드컵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든 못가든 주어진 기회이기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다행히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데려가주셨고, 경기도 뛰어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월드컵이었다"
구체적인 느낌에 대해 물었다. 그저 힘겨운 월드컵이 됐느냐는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것을 배웠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멕시코전에 나서면서 정말 힘들었다. 그동안 경험했던 경기 템포가 아니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템포 조절이 정말 힘들었다. 열심히 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뛰어야 할 때 아니면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야 할 때 혹은 수비를 펼쳐야 할 때 모두 분위기가 달랐다. 그런점이 이번 월드컵에서 배운 경험이었다"
"다시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나서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야 할 것 같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일이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얼마나 많이 부족한 선수인지 다시 느꼈다. 독일전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다시 월드컵에 나설 기회도 있을 것 같다"
서울에서 국방의 의무(경찰) 수행을 위해 아산으로 이적하면서 주세종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배려를 받았다. 비록 2부리그에서 뛰었지만 주세종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이뤄졌고 월드컵에 나설 수 있었다.
"훈련소를 다녀온 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 경찰대학 학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심적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주셨다. 모두 말하기 어렵지만 학장님을 시작으로 소대장님까지 정말 힘이 됐다. 또 감독님과 구단 직원분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힘이 됐다. 그 결과 월드컵에 나설 기회가 생겼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다"
월드컵 후 팀에 복귀하면서 그는 곧바로 아산으로 향했다. 고마운 분들께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얼마 쉬지 않고 훈련에 복귀했다. 아산을 위해서다.
"비록 경찰팀이지만 선수들의 노력은 대단하다. 월드컵 때 보여주셨던 관심을 K리그에서도 보여주시면 좋겠다. 아산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장에도 많이 찾아 주신다면 선수들은 더욱 노력할 것" /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